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환경에서 보안은 기업의 주된 관심사지만 성능과 속도는 단말기 사용자인 임직원과 기업 둘 다의 이슈다. 업무 환경에 모바일 단말기를 적용하려는 목적이 생산성 향상이라는 점에서 퍼포먼스는 특히 중요하다.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를 구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동이나 출장 등 사무실 밖에 있다는 이유로 업무 대응과 커뮤니케이션이 단절 혹은 지연되는 것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업무 연속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이 어지간한 넷북 수준의 파워풀한 컴퓨팅 능력을 보유하고 언제 어디서나 이메일 및 회사 업무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이동통신 및 무선LAN 환경이 확대되면서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에 요구되는 퍼포먼스를 일정 부분 만족시켜주고 있다. 하지만 모든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환경이 BYOD(Bring Your Own Device) 기반의 컨슈머 제품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외 활동·이동성 중심의 라이브 워커에 맞는 단말기는?=소비자용 스마트폰, 태블릿PC는 외근이 잦은 사무직 중심의 업무 환경에 걸맞다. 사무직(화이트 컬러, 지식 근로자)의 경우 BYOD 정책을 적용해 사용자가 여러 대의 단말기를 지니는 불편함을 없애고 항상 휴대하는 개인 단말기로 업무 환경을 집중한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MDM(모바일 단말 관리) 등 몇 가지 방법으로 보완하면 보안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물류 배송, 건설 및 중공업, 공급망 등 주 업무가 사무실 외부의 현장에서 이뤄지는 직원들(블루 컬러, 라이브 워커)에게는 소비자용 모바일 단말기를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온도가 높거나 습기가 많은 작업 현장, 고속의 바코드 스캐닝이 요구되는 작업에 소비자용 단말기로는 아직 무리다. 또 화려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그래피컬 화면 대신 텍스트나 설계도면 중심의 빠른 데이터 전송이 요구되는 환경에서는 산업용 PDA가 더 필요할 수 있다.
모토로라솔루션은 이처럼 많은 활동이 요구되는 현장 근로자들을 라이브 워커로 칭한다. 이 라이브 워커들이 근무하는 작업 현장은 고온다습하고 먼지가 많아 전자제품을 사용하기에는 극히 열악하다. 또 몸을 쓰는 작업 시 떨어뜨릴 수 있어 컨슈머 제품보다 더 높은 견고성이 요구된다.
실외에서 주로 작업하는 업무 환경 상 디스플레이의 실외가독성도 중요하다. 통신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이동통신이나 무선LAN이 지원되지 않는 지역에서 작업할 수 있다. 또 현장 작업으로 인해 단말기 충전이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 사용 시간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김경석 모토로라솔루션코리아 엔터프라이즈 채널 담당 상무는 “최근 컨슈머 태블릿PC를 현장에 적용했다가 성능과 보안 이슈로 다시 산업용 PDA로 선회하려 고민하는 중공업 부문 기업들이 있다”고 전한다.
◇내열내습은 물론 견고성 요구되는 라이브 워커의 모바일 환경=건설, 중공업 등 산업 현장뿐 아니라 물류 운송과 같이 이동 중심의 업무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무직 근로자의 외근이나 출장 등과 물류 및 택배, 운송 업무 현장 근로자의 이동은 성질이 다르다. 동선과 이동 속도, 수하 물품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때 모바일 기기의 낙하 및 파손, 충격 위험성은 더 크다.
컨슈머 모바일 기기가 산업용 PDA 시장의 로우엔드 부문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도의 현장 근무가 요구되는 곳에서는 여전히 산업용 PDA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단말기 자체의 내구성, 보안, 앱 개발 환경의 용이성 때문이다.
예를 들면 모토로라솔루션코리아의 MC45 모바일 컴퓨터는 70도~영하 40도의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견디게끔 설계되었다. 미 국방부의 견고성 표준인 MIL-STD 810G에 따라 1.5m 높이에서, 작동 온도 범위 내 90cm 높이에서 콘크리트 바닥으로 여러 차례 낙하하는 테스트를 거친다. 또 IEC 지면 충돌 사양에 따라 50cm 높이에서 250회 지면 충돌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통신 환경도 컨슈머 제품보다 폭넓게 지원한다. MC45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무전기로서 사용 가능할 뿐 아니라 이동중이거나 외부의 현장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라이브 워커를 위해 WAN(광대역 통신망)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이다. WAN은 지방과 지방, 국가와 국가, 국가와 대륙 등 전 세계를 연결하는 넓은 통신망이다. 통신사업자와 고객만 사용할 수 있어 보안 효과도 있다. 또 MC45는 무선LAN과 WAN을 동시 사용할 수 있다.
인텔리전트한 통신 환경 적용은 모토로라솔루션의 기업용 단말기(EDA)인 ES400에서도 제공한다. ES400을 사용하면 사용자가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무선LAN이 활성화된다. 또 음성 패킷을 802.11a로 세분화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해 고품질의 VoWAN(Voice over WLAN) 통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모토로라솔루션의 기업용 태블릿 ET1도 1.2m 높이에서 낙하시켜도 손상 없는 내구성을 위해 설계됐다. 배터리 교체 시에도 전원을 약 15분간 유지하는 핫스왑(Hot Swap) 기능을 제공해 끊김 없는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1D 및 2D 바코드 스캐너가 내장되거나 부착형으로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가능하며, 나아가 터치스크린을 사용하여 수신자 서명을 바로 캡처할 수도 있다. ET1을 비롯하여 MC40과 MC45 모바일 컴퓨터는 MSR(Magnetic Stripe Reader) 카드 리더기를 탑재하여 모바일 POS로 활용가능하다.
◇현장 작업용 단말기, 업무 모바일 앱 개발 고려해야=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환경을 구현할 때 기업 업무 시스템과 모바일 단말기 환경의 연동은 보안, 성능(속도 및 사용 편이성), 개발 효율성과 함께 필수 고려 사항 중 하나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임직원들의 단말 이용 편이성이 생산성과 밀접히 연결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혹은 iOS용으로 기존 앱의 모바일 버전을 개발한다. 그러나 모바일 단말기를 사용하는 업무와 관련 앱의 성격에 따라 모바일OS 버전의 앱 개발이 최선이 아닐 때도 있다.
라이브 워커용 모바일 업무 환경을 위해 모바일OS 전용 버전을 개발할 때 효율성 문제가 몇 가지 도출된다. 기존 앱의 모바일OS(안드로이드 및 iOS) 버전을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리소스(비용과 인력)도 그 중 하나다.
산업용 PDA는 최근 안드로이드 버전도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윈도모바일을 OS로 한다. 윈도 기반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모바일 버전으로 개발할 때 타 OS보다 더 빠르고 용이하다. 개발보다는 확장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앱 개발 후의 업데이트도 간과할 수 없다. 안드로이드OS는 빠른 업데이트가 특징이다. 문제는 사소한 마이너 업데이트일 경우에도 해당 OS 기반의 모바일 업무 앱 모두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모바일 앱 개발자들에게 안드로이드OS의 빈번한 업데이트는 오히려 재앙에 가깝다. 큰 변경 없는 업데이트일 경우에도 모바일 앱을 수정, 재배포하는 단순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OS 업데이트 반영은 업무용 모바일 앱을 다수 사용하고 있는 기업 환경에서 더욱 골치 아프다.
라이브 워커가 사용하는 모바일 업무 앱 그 자체는 컨슈머 모바일 단말기용 앱에 비해 인터페이스가 단순하고 텍스트, 도면 중심의 데이터 열람과 전송 등 기능도 집약되어 있다. 그러나 하나의 모바일 단말기에서는 다수의 업무 앱이 사용된다. 컨슈머 제품들을 이용할 경우 현장 업무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기능을 따라가지 못해 물류창고와 같은 내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물류 업무의 경우 물류 거점(물류기업 본사 및 화주기업 물류부서)과 물류센터, 수배송 현장간의 연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모바일 단말기에서 매 단계별 업무를 지원해야 한다. 또 나아가 고객관계관리와 판매 주문 입력, 재고 관리, 수령확인 그리고 매장 직송, 현장 판매 및 서비스 등에 필요한 모든 앱을 한 단말기에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모토로라솔루션은 자사 산업용 PDA, EDA에서 자체 개발한 어댑티브 스캐닝 기술을 제공한다. 언제 어디서나 많은 양의 스캔 작업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또 터치스크린 서명 캡처는 물론 320만 화소 카메라와 스캔 엔진 탑재로 1D, 2D 바코드 캡처도 가능하다. 현장에서 앱을 통해 데이터만 입력하면 나머지 단계는 자동으로 처리돼 운송업과 물류산업은 물론 현장 서비스나 영업을 하는 데도 편리하다. 또 기업들이 HTML5 기반의 기업용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짧아지는 단말기 수명주기, 단종 후 지원은?=라이브 워커를 위한 모빌리티 환경 구현 시에는 모바일 단말기의 사용 연한도 따져봐야 한다. 모바일 단말 제조사들의 신제품 발표 주기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전에 1년 주기로 발표되던 전략 제품들도 9~10개월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사용자 역시 2년 약정에 묶여 있다고 해서 2년을 채워 사용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또 신제품이 발표되면 단말 제조사들의 OS 업데이트나 앱 최적화 등 지원은 최신 단말에 집중된다.
이에 비해 산업용 PDA의 수명주기는 3~5년이다. 주 업무 기능 위주로 단순 구성된 업무 앱 또한 그리 자주 바뀌지 않는다. 산업 현장의 라이브 워커들에 컨슈머 단말기를 적용할 때에는 컨슈머 단말기의 빠른 수명주기도 감안해야 한다. 모토로라솔루션의 MC45이나 ES400의 경우 3년간의 가용 수명을 지원하고, 제품 단종일로부터 최소 3년간 추가적으로 지원한다.
컨슈머 단말기의 단말 하드웨어 교체 주기 및 지원, OS 및 보안 업데이트 시 업무 앱의 수정 배포 등을 라이브 워커용 모바일 환경에 적용하게 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 실제 업무 모바일 앱 개발보다 주변 여건(새 단말 및 OS 업데이트) 지원에 더 많은 기업 리소스를 투입하게 될 수도 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