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취업문이 불황에 저금리까지 겹쳐 크게 좁아지게 됐다. 올해 연간 채용인원은 지난해보다 대체로 30%, 많게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외환·기업 7개 은행은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 999명을 뽑을 예정이다. 상반기 공채 규모와 합치면 총 2722명(일부 비정규직 및 무기계약직 포함)으로, 지난해보다 1036명(27.6%)이나 적다.
내달 채용공고를 내는 우리은행은 하반기 200명, 연간 438명으로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162명(27.0%) 줄인다.
10월 공고를 내는 농협은행은 하반기 채용 인원을 200명으로 잡았다. 지난해 하반기 365명에 견줘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기업은행 -10.6%, 하나은행 -9.7%, 국민은행 -8.2% 등 다른 은행도 규모는 다르지만, 신규채용을 줄이기는 마찬가지다. 외환은행은 올해 하반기 공채가 불투명하며 신한은행은 아직 구체 채용계획을 잡지 못했다.
카드·증권사, 금융공기업도 신규 채용이 위축된다. 현대카드는 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과 합쳐 지난해 69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37명으로 줄였다. 증권업계는 우리투자증권이 지난해 상반기 46명에서 올해 상반기 4명으로 정규직 채용을 줄였다. 지난해 상·하반기 13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공채를 하지 않은 한국투자증권은 아직 채용 계획을 잡지 못했다.
지난해 정규직 190명을 뽑은 산업은행은 올해 고졸 정규직 20명만 뽑은 상태다. 수출입은행의 하반기 채용도 약 40명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6명(28.6%) 줄어든다. 신용보증기금(40명 예정)과 예금보험공사(20명 예정) 등 일부 공기업은 채용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늘어날 예정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