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린팅업체의 한국법인들이 독자 개발한 솔루션을 일본에 역수출하거나 제3국 수출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한국법인의 개발조직이 대부분 국내 개발자로 구성돼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이하 캐논코리아)은 국내에서 개발한 레이저 복합기를 지난해 4만대 이상 일본 시장에 수출했다. 캐논코리아는 일본 캐논과 한국 롯데의 합작사다.
캐논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일본 시장에 공급한 물량은 2만6000대”라며 “아시아 시장에 공급하는 레이저 복합기 전체 물량 가운데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아시아 국가에 수출하는 레이저 복합기는 연 39만대다.
캐논코리아가 프린팅 대기업이 즐비한 일본 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은 안산 연구개발(R&D)센터에서 개발한 인쇄 솔루션 덕분이다. 그동안 유선 네트워크를 활용한 자동원고이송장치(ADF), 1200dpi에 달하는 고해상도 인쇄 기술, 초고속 팩스 데이터 기술 등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인쇄기기의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는 `온 디맨드 SURF(ON-Demand Surface Rapid Fixing)`도 선보였다. 사용자가 인쇄기기를 사용할 때만 히터에 전기를 공급해 소비 전력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캐논코리아 측은 “설립 초기 개발 인력이 부족해 일본 캐논에서 핵심 기술 대부분을 제공받았다”며 “현재는 안산 R&D 센터에서 100% 국내 인력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어 토종 프린팅 업체로 거듭난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후지제록스가 투자해 설립한 한국후지제록스는 모기업과 차별화된 독자 수출 노선을 구축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기업 문서 보안 솔루션 `이미지로그(ImageLog)`를 중국 업체에 공급했다. 회사가 확보한 아태지역 수출 국가는 싱가포르, 홍콩, 대만, 중국 등 6개국이다.
한국후지제록스 관계자는 “일본 후지제록스가 먼저 시장에 선보인 솔루션이지만 국내 개발 인력으로 전담 개발팀을 꾸려 재개발한 것”이라며 “아시아 시장에서 기존 일본 솔루션보다 적합한 보안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로그는 복합기 사용 정보를 서버 스토리지에 저장해 문서 출력·유출 이력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사무실에 있는 복합기를 누가, 언제, 몇 장 출력했는지 작업 이력은 물론이고 출력 문서 원본 이미지까지 문자인식기능(OCR)으로 처리해 저장한다. 대외비, 고객정보, 기밀 등 금지어로 설정한 단어를 포함한 문서를 출력하면 관리자에게 메일로 알려 정보 유출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한국후지제록스 측은 “지난 상반기 보안 솔루션 판매 규모는 지난해 동기보다 20%가량 성장했다”며 “향후 일본 본사와 차별화된 국산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
윤희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