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시대에 걸맞은 의료IT 수준을 만들기 위해 의료정보 공유체계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IT 산업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을 배려한 정부 정책 마련도 필요하다.
창조경제포럼(의장 이기태)이 27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창조경제시대 의료IT 발전방향` 주제로 개최한 8월 조찬간담회 패널토론에서 이 같은 논의가 이뤄졌다. 의료IT는 창조경제포럼이 지난 5월 발표한 12대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진료서비스 개선은 물론,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 창출을 위해 적극 논의되는 분야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하진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IT업계와 의료계, 정부 모두가 의료IT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답답한 상황”이라며 “의료IT 분야가 창조경제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기 위해 모든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초경제포럼 패널 토론 참석자들은 의료IT 발전을 위해 의료정보 공유, 빅데이터 분석 적용, 환자 중심의 서비스 체계, 대중소기업 간 의료IT생태계 구축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도 주무부처 내 의료정보화 전담 조직을 갖추고 체계적인 지원정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의료정보 공유체계 논의 활발
의료와 ICT의 융합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의료정보 공유체계 마련이다.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은 “우리나라 병원들은 대부분 높은 의료IT 수준을 보유하고 있지만 개별적으로 체계가 갖춰져 의료정보 호환이 이뤄지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간 임상데이터 등 의료정보 교류가 이뤄질 수 없어 사회적으로 비용낭비가 발생되고 있다.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한 의료 정보 공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의료정보 공유체계를 위한 연구는 적극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한 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장(서울대 정보의학실장)은 “의료정보 호환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의료정보 생성부터 소멸까지 전체 흐름에 대한 연구인 `헬스 아바타`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헬스 아바타는 환자 개인의 의료정보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이 받아 볼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유통 플랫폼이다. 김 이사장은 연내 구체적인 적용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의료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의료정보 소유 논의도 이뤄졌다. 김정은 서울대 간호대 교수는 “의료정보가 과거에는 병원을 떠날 수 없게 규정돼 있었지만, 이제는 의료정보가 존재하는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며 “의료정보 소유 주체가 환자인지, 병원인지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도 의료정보 공유가 더욱 어려워진 배경 중 하나로 제시했다.
정부도 의료정보 공유에 대한 정책마련에 나섰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미래대응TFT·건강정보TF총괄제도팀 과장은 “의료정보 공유를 위해 비용부담을 누가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있지만,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대·중소 상생으로 의료IT산업 활성화
의료IT산업 활성화에 대한 논의도 활발했다. 토론자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의료IT생태계를 구축, 산업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미숙 코어메드 대표는 “의료IT 시장은 외부에서 비춰지는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며 “대기업과 대형 병원은 의료IT산업 활성화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중소기업은 그 기반으로 실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도 중소기업과 상생, 의료IT 원천기술 확보 등을 위해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육태선 SK텔레콤 신사업추진단장은 “센서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중소기업과 의료기관, 정부와 함께 의료IT 산업 활성화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외산 의료장비를 대체할 수 있도록 국내 의료IT 중소기업 지원에 나선다. 김성수 산업통상자원부 융합바이오팀장은 “혈관 수술에 필요한 와이어장비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이 의료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의료 외에 다른 분야의 산업과 융합, 의료IT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진출을 위한 국제적 표준 준수도 요구됐다. 황 센터장은 “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할 때 우리나라만의 차별화된 것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국제적 표준을 지킨 후 자체적으로 현지화를 해야 한다”며 “국내 의료정보시스템의 해외진출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김주한 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장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
김정은 서울대 간호대 교수
육태선 SK텔레콤 신사업추진단장
이미숙 코어메드 대표
손영래 보건복지부 미래대응TFT·건강정보TF총괄제도팀 과장
김성수 산업통상자원부 융합바이오팀장
사회:이성주 코메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