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너지 패러다임 맞추려면 요금 현실화부터

미래에너지 패러다임이 에너지수요관리와 신재생에너지 등 저탄소 기반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이 같은 패러다임을 수용하려면 전기요금 현실화 등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중인 스티븐 츄 미국 스탠퍼드 대학 교수.
기자회견 중인 스티븐 츄 미국 스탠퍼드 대학 교수.

28일 미국 에너지부 전 장관인 스티븐 츄 스탠퍼드 교수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3 에너지 테크 인사이트` 기조강연에서 늘어나는 에너지수요를 적절히 관리하고 효율적 에너지 사용을 기본으로 한 에너지 3.0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츄 교수는 “기후변화의 원인인 화석연료 사용 확대를 억제하고자 에너지효율 향상 등 수요관리 중심으로의 미래에너지 패러다임 전환과 상용화에 초점을 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실용적 기술을 확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 같은 에너지 저장 부문이 전체 에너지 공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츄 교수는 “미래에너지 패러다임은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저탄소 에너지와 장거리 송전, 에너지저장장치를 중심으로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력난을 극복하려면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이 급선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공급 위주 에너지정책이 더 이상 불가능하고 수요관리 중심 정책 전환이 시급함을 느끼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에너지가격 제도와 시장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손 원장은 “미래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정치적 관점이 큰 영향을 끼치는 에너지 가격결정 메커니즘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며 “정부와 공기업이 전력과 가스 등 에너지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것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황주호 에너지기술연구원장은 “국내 제도와 왜곡된 에너지가격 체계에 맞서 이를 극복하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힘들다”며 “합리적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관련 부처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티븐 츄 스탠퍼드 교수

“역사적 통계를 살펴보면 원자력은 석유나 석탄발전보다 훨씬 안전한 에너지원입니다.”

스티븐 츄 교수는 “전력 생산량별 사망자 수를 비교하면 원자력이 1명이면 석탄은 4000명, 석유는 900명으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원자력발전 비중이 높은 한국은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비행사가 시뮬레이션 등 실습을 반복하는 것처럼 한국의 원전운영자도 비상사태에 대비해 계속 실습을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츄 교수는“한국의 원전 시험성적표 조작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사고 발생 전에 알게 된 것은 한국에 좋은 소식”이라며 “대게 이런 문제점은 사고 후에나 밝혀지는데 한국은 미리 사고를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