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취임 후 처음으로 그룹 총수들을 만난 자리에서 기업의 선제적인 투자를 독려했다. 또 재계가 우려하는 상법 개정안을 신중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주총회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 대표소송제 도입, 이사·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 재계의 우려에 대한 조치다. 기업과 국민의 아이디어를 하나로 모을 창조경제 사이트도 구축한다. 이에 화답해 재계는 일자리 창출과 경기 회복을 위해 선행 투자에 나서 30대 그룹만 연초에 비해 6조원가량 증가한 155조원 규모의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맞을 때마다 과감한 선제적 투자는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를 새롭게 일으키는 동력이 되어 왔다”며 “지금이야말로 각 기업의 적극적이고 선도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협조와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되살려줄 것을 주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또 “정부는 경제민주화가 대기업 옥죄기나 과도한 규제로 변질되지 않고 본래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지금 논란이 되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도 잘 알고 있는데 그 문제는 정부가 신중히 검토해 많은 의견을 청취,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창조경제를 위한 제도적 인프라를 갖추는 데 노력하고 신아이디어와 신기술이 있지만 사업 자금 설명회를 가질 수 없는 어려운 환경과 제도권 밖에 있는 분께 폭넓은 기회를 주기 위해 창조경제 사이트를 구축해 창조성을 모두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사이트에) 대기업이 사업을 하고 있는 분야별로 적극 참여해 새 아이디어가 경쟁력 있는 신기술이 되고 신사업이 되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자문과 멘토 역할을 해달라”며 “신(新)3, 다시 말해 신아이디어, 신기술, 신산업의 창조경제 사이트에 많은 분이 참여해 경쟁력을 높이고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넣도록 정부도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30대 그룹의 상반기 투자 집행률이 연초 계획 대비 다소 부족했지만 올해도 연간 전체 계획으로는 오히려 연초 대비 약 6조원 증가한 155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기업 연간 투자 고용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기업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고 기업이 경제 활성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오찬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김창근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 조양호 한진 회장, 홍기준 한화 부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대한상의 회장), 허창수 GS 회장(전경련 회장)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청와대는 김기춘 비서실장, 조원동 경제수석,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등이 배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