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맛 같은 여름휴가를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어김없이 휴가 후유증이 찾아온다. 올해는 늦더위까지 기승을 부려 만사가 귀찮아지고 무기력해지기 십상이다. 올해 유난히 길었던 여름방학을 끝내고 다시 등굣길에 오른 자녀도 마찬가지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에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운데다 친구들과 야외활동에 나서기도 여의치 않다.
이번 주말에는 부산에서 개최하는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을 찾아보자.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 유명 코미디언이 쉴 새 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했다. 한바탕 웃음으로 휴가 후유증과 무더위를 한 방에 날리고 새로운 한 주를 준비하자.
◇부산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
문화체육관광부와 KNN이 주최하고 부산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제1회 부산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이 2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내달 4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아시아 국가에서 국제 코미디 축제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축제는 국내외 코미디언을 위한 기회와 축제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다. 조직위원회는 대표적인 관광 도시 부산의 입지 조건에 코미디 페스티벌을 열어 향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축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문화·관광·교육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드라마에서 KPOP으로 이어진 한류 열풍을 코미디로 대체한다는 복안이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8월 부산에서 개최한 `한일 코미디 페스티벌`에 참가 국가를 늘려 국제 행사로 확대했다. `부산바다 웃음바다`라는 슬로건 아래 한국, 일본, 중국, 필리핀, 독일, 호주, 헝가리 등 7개국에서 참가한 코미디팀이 색다른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의 광장 주변 소극장과 야외무대에서 각국 참가팀이 공연을 진행하며 야외무대와 광장에서도 거리 공연을 선보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다.
◇내로라하는 개그 드림팀 한자리
부산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에는 끊이지 않는 웃음으로 무장한 출연진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우리나라 `개그드림콘서트`팀이다. 김준현, 허경환, 신보라, 김원효, 양상국 등 KBS 개그콘서트 출연자가 웃음 퍼레이드를 펼친다. `고객님~ 당황하셨어요?`라는 유행어로 알려진 황해를 포함해 나쁜 사람, 두근두근, 전국구, 뿜엔터테인먼트, 버티고, 소름 등 인기 코너를 만나볼 수 있다. 네 가지, 서울메이트, 아빠와 아들 등 인기리에 종영한 코너도 선보인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은 우리나라 국민이 갖고 있는 정서에 깊숙이 파고들어 공감대를 형성하는 코미디를 추구한다. 양세형, 김용명, 남호연 등 인기 코미디언 30여명이 개투제라블, 정 때문에, 종규삼촌, 민기는 괴로워, 강남엄마 등에서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웃음 코드를 공연한다.
옹알스는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류 코미디팀이다. 개그콘서트, 개그야, 웃찾사 등에서 활동했던 조수원, 채경선, 조준우, 최기섭으로 구성됐다. 다문화 가족이나 청각장애인 등이 언어 장벽 탓에 통역 없이 공연을 감상하기 어렵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옹알스를 결성했다. 어린 아이 시선으로 진행되는 옹알스의 공연은 특별한 대사 없이 옹알이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관객의 웃음을 끌어낸다. 마임, 저글링, 비트박스 등 비언어적 구성을 적절히 활용해 풍성한 공연을 선사한다.
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니얼 올대커는 한 해 평균 4개월가량을 유럽, 아시아, 캐나다, 미주 등에서 보낼 만큼 국제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는 풍부한 공연 경험과 서커스 학교에서 연마한 기술을 살려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 벨보이(Bellboy), 댄디맨(Dandyman), 액트 오브 업서디티(Act of absurdity) 등이 대표 공연이다.
하키 앤 뫼피(Hacki & M〃pi)는 부자(父子)로 구성된 독일 출신 코미디 듀오다. 아버지 하키진다는 오랜 기간 크고 작은 무대에서 공연을 펼쳐왔다. 학교, 병원, 양로원, 교도소 등에서 공연을 진행하며 사회공헌활동도 진행했다. 아들 뫼피진다는 아버지에게 영향을 받아 세 살부터 코미디 공연을 시작했다. 비누거품을 활용한 마술이 일품이다.
이외에도 드립걸스, 아3인, 얌모얌모 등이 국내 팀으로 참가한다. 언더래즈, 라니 후사르, 옌지시 조선족 예술단, 3가가헷즈 등 여러 해외팀도 관객을 기다린다.
◇공연 관람은 이렇게
부산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의 주요 공연은 하늘연극장, 웃음소극장, 바다소극장 등 영화의 전당 주변 소극장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좌석 수가 적은 만큼 사전에 티켓을 예매해 편안하게 공연을 관람하자.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와 옥션(ticket.auction.co.kr)에서 공연팀과 날짜를 선택해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 티켓 가격은 공연팀과 좌석에 따라 2만~5만원이다. 티켓 수령이나 현장 판매는 공연 당일 오전 11시부터다. 공연 일정은 공식 홈페이지(bicf.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요 공연 무대인 영화의 전당은 부산 지하철 2호선 센텀시티역에서 도보 5분 거리다. 영화의 전당은 내부 주차 공간이 좁고 주변에 상습 정체 도로 구간이 많기 때문에 가급적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기분 좋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