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와 `로보카폴리`가 유아용 TV애니메이션 세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데 이어 `넛잡`과 `히어로즈`가 할리우드를 시작으로 전세계 극장용 애니메이션 시장을 강타할 태세다.
일본과 미국 애니메이션의 단순 외주하청산업에 머물던 한국 애니메이션 신세를 감안하면 천지개벽에 가까운 변화다.
우리 애니메이션이 해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데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한몫했다. 제작지원과 해외 전시회 참가 독려 등 입체적 지원을 통해 시장 활성화를 꾀한 결과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애니메이션 제작에 120억원을 지원한다. 지난해보다 30억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지원 방식도 제작 전단계인 프리프로덕션부터 단편과 본편 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올해는 그간 우리나라 기업이 취약했던 아동용 애니메이션 제작에 30억원을 배정했다. 또 우리 기업 지분이 30% 이상인 해외 공동 프로젝트에도 제작비를 지원 중이다.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마케팅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세계 애니메이션 3대 마켓으로 통하는 프랑스 밉TV와 밉컴, 뉴욕의 키즈 스크린에 공동관을 운영해 해외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있다. 공동관 형태 지원 외에도 우수기업에 한해 개별기업 수요에 맞는 전시회나 비즈니스 행사도 돕는다.
기업들이 가장 큰 애로로 꼽는 펀드 등 금융지원에도 정부가 나서고 있다.
애니메이션 전용 펀드는 지난해 결성에 실패했지만 올해 200억원 규모로 재결성을 추진 중이다. 그간 제한을 뒀던 대기업 참여가 허용되면서 펀드 결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내달 운용사 선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지원 작품을 물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연말께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를 연계한 중장기 산업 발전계획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애니메이션산업이 해외사업에서 수익성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원소스멀티유스(OSMU)가 필수적인데 그 중심에 캐릭터가 있기 때문이다. 문화부는 애니메이션이 캐릭터로 발전하면서 부딪치는 시장 분석과 저작권, 상품 특허 등 다양한 법적 걸림돌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해외 신시장에 초점을 둔 전시회 참가 지원 등 맞춤형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중장기발전계획에는 우리 기업이 해외 진출시 애로사항으로 꼽는 남미, 인도 등 신시장 개척에 대한 컨설팅 지원도 포함된다.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이 되는 내수시장 개선에도 나선다. 애니메이션 최대 수요처인 방송사와 협력해 구매비 현실화와 편성시간 조정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우 문화부 방송영상콘텐츠산업과장은 “뽀로로, 폴리, 라바로 이어지는 성공 모델이 만들어지면서 우리 애니메이션 산업은 도약단계로 넘어섰다”며 “장기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선 성공모델을 중심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타깃 시장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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