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게임업계와 사용자가 차세대 입력장치가 가져올 새로운 시장이 어떤 가능성을 보여줄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상용화를 앞둔 차세대 가상현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오큘러스 리프트`와 근육을 인식해 동작 명령을 입력하는 암밴드 형태의 `마이오`는 세계 게임 시장을 흥분시키는 대표 차세대 입력장치다.
![탈믹랩스 공동 창업자인 애론 그랜트(왼쪽)와 스티븐 레이크 CEO가 첨단 동작인식 입력장치 `마이오`를 들어보이고 있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309/468088_20130830105810_691_0001.jpg)
게임업계에서는 버튼과 조이스틱을 이용한 콘솔 게임기와 PC의 마우스·키보드가 대표적인 입력 장치로 수십년간 사용돼 왔다. 마이오는 PC 마우스와 키보드를 충분히 대체하면서 새로운 게임을 제공할 수 있는 강력한 차세대 입력장치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한층 생생한 가상현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치로 두 기기 모두 게임뿐만 아니라 국방,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산업적 효과도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보는 게임`에서 `움직이는 게임`으로 진화
PC키보드와 마우스, 콘솔게임기의 조이스틱은 수십 년 동안 전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게임 입력장치다. 기타 모양의 입력장치를 사용해 록 스타가 된 듯 한 즐거움을 줘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기타 히어로`, 자동차 핸들 모양의 입력장치를 활용해 한층 실감나는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치, 총기 모양의 입력 장치로 화면을 조준하는 슈팅게임 등 콘솔 게임은 이후 다양하게 진화해왔다.
사용자 동작을 인식해 한층 자유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술은 2006년 닌텐도가 선보인 모션 컨트롤러다. 센서를 장착한 모션 컨트롤러를 손에 쥐면 볼링, 복싱, 테니스, 달리기 등 다양한 스포츠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10년 등장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 게임은 별도 인식장치를 몸에 지니지 않고도 사용자의 몸 전체를 인식해 한층 세밀하고 역동적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치로 평가받았다. 복잡하고 어려운 춤 동작을 인식하는 새로운 게임성으로 기존 게임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했다.
키넥트 게임은 학교에서 체육 시간을 대체하는 프로그램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병원에서는 환자들의 재활과 정서적 즐거움을 위한 기기로도 활용한다.
◇가상현실 지원하는 HMD `오큘러스 리프트`
올 연말 상용화를 앞둔 오큘러스 리프트는 세계 게임업계와 게임 마니아들이 주목하는 차세대 장치다. 일반적인 HMD는 영화관처럼 넓은 화면을 보는 듯한 효과만을 제공하지만 오큘러스 리프트를 착용하면 넓은 화면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가상세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실제로 오큘러스 리프트는 기존 시장에 출시된 HMD 제품보다 더 넓은 시야각을 제공해 가상현실 속에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일반적인 HMD가 40도 시야각을 제공한다면 오큘러스 리프트는 좌우 110도, 상하 90도의 시야각을 구현한다. 사람의 시야각을 완전히 커버하는 수준이어서 아이맥스 영화관보다 더 실감나는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중력 센서와 자기센서를 내장해 사용자가 머리를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다른 화면을 제공한다. 실제 가상 세계에 뛰어들어 움직이고 보는 효과를 낸다. 독일 쾰른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게임전시회 `게임스컴`에서는 오큘러스 리프트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 부스에 많은 사용자가 몰리기도 했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이용한 게임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밸브의 유명 게임 `하프라이프2`가 오큘러스 리프트 버전으로 개발되는 등 유명 게임 개발사들이 관련 게임을 개발 중이다.
◇`마이오` 컨트롤러 없는 게임 시대 연다
오큘러스 리프트에 이어 새롭게 각광받는 차세대 입력장치는 `마이오(MYO)`다. 암밴드 형태여서 팔에 가볍게 차기만 하면 되므로 사용이 편리하다. 마이오는 손가락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과 팔 동작을 감지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별도의 무선 컨트롤러를 사용해야 하는 많은 입력장치에 마이오를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니터에 띄운 여러 개의 창을 살펴볼 수 있고 손가락을 움직이면 원하는 키를 작동시킬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PC의 키보드나 마우스 버튼을 움직일 필요없이 자유자재로 화면에 표시를 하고 화면을 확대·축소할 수 있다.
마이오의 백미는 1인칭슈팅게임(FPS)이다. 화면 속 캐릭터가 등에 있는 총을 뽑아 장전하고 방아쇠를 당기는 일련의 모든 동작을 사용자가 직접 구현할 수 있다. 좀 더 역동적으로 FPS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FPS 개발사와 사용자들의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았다. 키보드와 마우스 위주로 즐기는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 새로운 게임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개발사들이 마이오를 눈여겨보고 있다.
마이오는 게임뿐만 아니라 의료, 국방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하다. 특히 세계 IT 기업들이 마이오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LG전자, 삼성전자 등이 마이오의 활용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