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가 사람들]한 우물 파는 것 만큼 마무리도 중요해

○…30여년 동안 제조업 한 우물만 파온 A 회장. 한때 A 회장은 업계에서 존경받는 CEO로 유명했습니다. 외환위기 때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킨 일은 지금도 성공 사례로 회자되곤 합니다. 공격적이고 선 굵은 그의 경영스타일은 많은 성공 스토리를 양산했지요. 그러나 자신감이 지나치면 자만심이 생기나 봅니다. 몇년 전 A 회장은 해외 금광에 투자하는 실책을 범합니다.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붐에 올라탔는데 그것이 막차였나 봅니다. 수백억원의 투자를 했지만 금맥을 찾는 일은 요원했습니다. 주력 사업까지 고꾸라지면서 회사 재정난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지 1년 만에 결국 회사는 매각됐습니다. `10년 공부 도루아미타불`이라고 하지요. 어떤 일이든 마무리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삼성 계열사 사장 B 씨는 삼성의 다른 임원들과 달리 직원들에게 인기 있는 상사로 꼽힙니다. 임원 시절부터 직원들과 만나는 시간을 자주갖는 것은 물론이고 직원들 장단점까지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유명했지요. 직원들을 만나 불만사항을 듣게 되면 직접나서 해결까지 해줬다고 하니 더 말할 나위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나봅니다. 소통보다는 실적이 우선인 사회에서 윗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곱게 볼리 없겠지요. 이 때문에 자리를 이리저리 옮겨다녀야 했습니다. 왜 늘 직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상사와는 오랜 시간 같이 일할 수 없는 것일까요. 참, 아이러니합니다.

○…S 그룹 임원들은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술을 잘 마셔야 한국에서 사업하기 편하다는 속설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S 그룹이 술 잘 먹는 사람만 뽑을 리는 없고, 술이 인사고과에 반영될 리도 없을텐데 참 신기합니다. 사실은 술 못 마시는 직원들에게 선배들이 특별히 전수하는 비결이 있다고 하지요. 소주를 한 잔 마시고 물구나무를 서는 거라나요. 매일매일 잔수를 한 잔씩 추가하면 어느새 술이 는다나요. 직장 생활하기도 어려운데 못 마시는 술 실력까지 늘려야 하니 일 잘하기 정말 어렵네요.

`소재부품家 사람들`은 국내 소재부품 업계와 학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울고 웃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매주 월요일 소재부품면에 연재합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