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2.0]프라이머 데모데이 2013

지난달 31일 서울대학교 문화관 300석 규모 중강당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강당 뒤에 서 있거나 바닥에 앉았다. 국내 최대 규모 데모데이 행사인 `프라이머 데모데이 2013` 행사가 시작된 것이다. 2010년 첫 행사를 개최한 이후 규모가 크게 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스타트업 관계자, 벤처캐피털(VC) 리그가 아닌 일반 관람객 호응도 뜨거워졌다는 점이다. 창업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스타트업 2.0]프라이머 데모데이 2013

올해 데모데이는 유망 스타트업의 사업 계획과 제품 데모를 발표하는 `스타트업 피칭` 세션과 스타트업CEO 좌담에서 창업과 경영의 실질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스타트업 토크쇼`, 50여개 국내외 스타트업에게 무료로 전시공간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마켓`이 함께 운영됐다.

스타트업 피칭 팀은 총 14개다. 스타트업 교육 프로그램인 제4회 엔턴십 프로그램을 이수한 팀들 가운데 `톱10` 비즈니스 모델로 선발된 팀들 중 9개팀과 새로 프라이머클럽 멤버회사 5팀으로 구성됐다. 1개 팀은 비즈니스 모델을 안정화한 이후 발표를 하겠다며 스스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자신의 사업 구상과 서비스 모델을 강렬하게 발표하는 5분 스피칭 시간이 끝날 때마다 중강당은 박수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피칭 업체 면면도 화려하다. △용감한남매 (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영상 등 소셜동영상 서비스, 대표 남혜진) △밀리언달러컴패니 (테이스트앤샵 서비스, 대표 김규민) △JDLab (자바스크립트까지 연동되는 HTML편집기 IUCompiler 제품, 대표 양주동) △데미타스 (맞춤형 정보 큐레이션 서비스, 대표 신동민) △스윗 해피니스 (모어댄초콜릿 서비스, 대표 김민석) △엔벗 (모바일앱 베타테스트 플랫폼 베타캣 서비스, 대표 정현종) △Redcabi (Redcabi.net, 대표 김정관) △히쳐 (자가용 공유 소셜서비스, 대표 권영인) △풋플러 (축구 및 운동경기 소셜 서비스, 대표 김건수) 등이다. 이미 이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업체도 많다.

이어진 스타트업 패널 좌담 프로그램에서는 용감한남매 남혜진대표 등 초기 스타트업과 류중희 올라웍스 창업자, 우아한형제 김봉진대표 등과 같은 스타트업 CEO가 함께 자리했다. 스타트업 성장 단계별로 겪는 경험과 필요한 지식을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하며 참가자들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안겼다.

중강당 밖에 위치한 스타트업 마켓 부스에는 젊은 학생과 벤처캐피탈리스트(VC), 스타트업 관계자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3년 전 프라이머 지원을 받았다가 서비스를 피봇팅해 새로운 형식의 리워드앱 `쌘더(SSENDER)`를 내놓는 이기혁 공동창업자는 “지난해 프라이머 데모데이에 모비틀을 창업한 박훈준 대표를 만나 리워드앱을 구상했다”며 “프라이머가 아니었다면 공동 창업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쌘더는 남는 문자를 이용해 친구에게 정보를 공유하고 최대 30배 적립금을 적립하는 소셜 리워드 앱이다. 지난 4월부터 개발에 착수해 이 달 9일 오픈을 앞두고 있다.

데모데이에 앞서 올해 2개월 과정으로 4회째 개최된 프라이머 엔턴십은 `스타트업랩(Startuplab)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3회 엔턴십보다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 130여개 팀과 630여명 참가자가 효율적으로 스타트업 교육과 실습 과정을 수행했다. 지난해 엔턴십에는 100명 창업가와 20개 팀만 참여가 가능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게다가 기존 스타트업 관련 프로그램은 대부분 오프라인 모임으로 이루어져서 지리적 한계로 인한 지역 격차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참여자에게 많은 시간을 요구하고 시간 융통성도 없어서 참여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프라이머 엔턴십은 스타트업랩(Startuplab) 시스템을 통해 시간과 지리적 한계를 넘어선 스타트업 교육의 새 장을 열었다.

프라이머는 2010년 1월에 시작한 국내 최초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다. 번개장터, 스타일쉐어, 애드투페이퍼, 마이리얼트립, 위트스튜디오, 온오프믹스 등 20개의 프라이머클럽 멤버를 인큐베이팅하고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