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내년 브라질 월드컵 특수를 계기로 중남미 TV 시장을 석권, 세계 시장에서 선두권에 진입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내년 초까지 브라질 공장의 브라운관TV 생산라인을 없애고 대형 LCD TV 및 초고선명(UHD) TV 중심으로 전면 전환한다. 스마트폰 부진 탈출로 최근 상승세에 올라탄 LG전자가 내년 TV 시장에서도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중남미 TV 시장을 겨냥해 마나우스·상파울루 두 곳의 브라질 공장을 프리미엄 TV 생산거점으로 육성한다. 100인치대 LED TV뿐 아니라 70인치대 UHD TV도 현지에서 생산해 중남미를 중심으로 TV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특수로 중남미 시장에서 대형 LCD TV와 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지금까지 LG전자의 미주 지역 프리미엄 TV 제1 생산거점은 멕시코였지만 내년에는 브라질이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2억명에 가까운 인구를 보유한 국가다. 무엇보다 국민이 축구에 열광하기 때문에 월드컵을 계기로 TV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TV뿐 아니라 32~55인치대 보급형 TV 교체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남미는 중국·인도와 더불어 최대 신흥 시장의 잠재력이 충분해 이곳을 장악하면 TV 시장에서 선두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남미는 LG전자에 유리한 시장이다. 에어컨·냉장고 등 가전 시장에서 구축한 프리미엄 브랜드 효과가 TV로 이어져 삼성전자 TV의 마케팅 파워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업체조차 쉽게 남미 시장에 들어오지 못한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물류비가 많이 들고 완제품 수입 관세도 최고 30% 수준에 이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어 관세 측면에서도 유리하고, 브라질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주변 중남미 국가로 수출할 수도 있다.
브라질 현지 업체 관계자는 “브라질에서는 LG전자를 단연 1등 기업이라고 부른다”며 “브라질 월드컵은 방송사들이 풀HD로 송출하기 때문에 고가 TV 수요와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오랜 기간 브라질 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철저한 현지생산 시스템을 구축했고, LG전자에 현지 소비자의 로열티도 상당한 덕분이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브라질에서 VVIP 행사를 잇따라 진행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제조부터 마케팅까지 남미 시장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프리미엄 TV도 LG 제품이 가장 우수하다는 점을 남미 소비자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