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 이준석 "세상에 없던 아이템…왜 없었을까?"

[창간 31주년 특집]창조, 사람에게 묻다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는 2007년, 서울과학고 동문을 중심으로 교육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배나사)`를 설립했다. 배나사는 다른 봉사단체와 달리 시스템 개발팀이 있다. 교육을 위해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여러 도구를 직접 개발한다.

클라세스튜디오는 이 대표가 직접 만든 교육 자료 분류 시스템에서 시작됐다. 직접 생산하는 콘텐츠는 없지만 문제 은행 형태로 어학·자격증 문제집을 온라인으로 서비스한다. 사용자가 푼 문제를 기반으로 맞춤형 문제 데이터를 제공한다. 테스트바다라는 사이트를 통해 운영하고 전국적으로 솔루션을 납품하고 있다. 클라세스튜디오는 `배운다는 것이 더 쉬워질 수 있다`를 모토로 세웠다.

교육자료 제공 서비스. 이미 레드오션이 된 시장이다. 클라세스튜디오가 경쟁이 치열한 교육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이 대표 창업론에서 시작됐다. 벤처를 하는 사람은 모두 블루오션을 선호한다. 지금까지 없었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템. 많은 창업 벤처가는 회사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이 대표는 “블루오션 벤처가 돈키호테 식으로 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템이 왜 지금까지 없었을까에 대한 고찰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블루오션은 경험 있는 소비자가 없기 때문에 공급자가 이 아이템이 왜 유용한지, 왜 당신에게 필요한지 직접 설득해야한다. 벤처가 하기에는 일이 많고 비효율적이다.

퓨전 음식이 성공한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을까. 잠깐 반짝이다 자취를 감추기 일쑤다. 이 대표는 “기존 삼겹살을 더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창업에는 도움이 된다”며 “불판을 바꾸고 새로운 부위를 찾으면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레드오션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새로운 아이템이 아니라 더 좋은 아이템인 것이다.

기존 시장에는 대기업이 있다. 이제 막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벤처가 대기업과 겨룰 수 있을까. 이 대표는 “대기업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대기업은 조직이 가진 둔중함에 벤처보다 창의적이기 쉽지 않고, 과정이 느리다는 점을 노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