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은 지난 이명박정부 5년간 중점 추진 과제 중 하나였다.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우리 정보기술(IT) 역량을 다른 산업에 접목시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비단 IT뿐만이 아니다. 이종 산업을 연계하려는 융합 시도가 다양하게 전개됐다. IT 융합을 비롯해 디자인 융합, 나노 융합, 소프트웨어 융합, 산업 융합 등 융합을 주제로 한 수많은 정책이 시도됐다.
하지만 이남식 소장이 지적했듯이 `융합을 위한 융합`에 머무른 한계를 노출시켰다. 이렇다 할 대표 융합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의료IT 융합처럼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임에도 법·제도 정비가 지연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박근혜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의 비타민 전략에 중점을 두었다. ICT를 요소요소에 투입해 비타민 같은 효능이 나타나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용어는 다르지만 융합의 연장선상이다.
지난 정부에서 융합 정책을 총괄했던 산업통상자원부(옛 지식경제부)도 융합의 2단계 전략을 놓고 고심 중이다. 지난 5년간 융합 기반을 조성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부터는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융합 성과물을 구체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산업부가 지난 상반기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것은 `융합 확산을 통한 성장동력 창출`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선도형 신산업 육성 △융합을 통한 주력 산업 구조 고도화 △노동집약적 전통 산업 재창조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안전(재난 대비 시스템), 건강(원격 의료기기), 편리(스마트워크), 문화(디지털 홈네트워크) 등을 키워드로 한 국민행복형 4대 융합 신산업 육성 방안도 수립 중이다.
이 소장은 융합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술이 아닌 사람과 가치 중심의 사고 전환을 주문했다. 사람이 필요로 하는 융합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융합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연구개발(R&D) 정책 담당자들의 사고 방식 개선도 수반돼야 한다. 이 소장은 “1차적으로 R&D 담당자들의 사고와 접근 방식에 새로운 흐름이 필요하다”며 “창의적인 사람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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