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기 공주대학교 대기과학과 교수(47)가 9월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로 뽑혔다. 히말라야와 티베트 고원을 가열시키는 `블랙카본` 역할을 규명한 공로다. 블랙카본은 석유, 석탄 같은 화석연료의 불완전 연소나 산불 등으로 생기는 그을음으로, 이산화탄소와 함께 지구온난화의 주요 인자로 알려졌다.
4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김 교수는 정교한 기후 모델을 통해 대기 중의 블랙카본이 히말라야와 티베트고원의 빙하와 적설이 녹는 속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는 블랙카본이 태양빛을 흡수해 대기가 가열되면 마치 열 펌프처럼 온난한 기류를 히말라야 산맥으로 끌어올려 비를 내리게 하는 아시아 몬순을 강화시킨다는 `열펌프`(Elevated Heat Pump) 가설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다.
열펌프 가설 역시 김 교수가 미국항공우주국(NASA) 라우 박사와 공동 연구를 통해 처음 제안한 것으로 당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티베트고원과 히말라야의 빙하·적설은 온실효과만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녹고 있어 그간 학계서는 블랙카본을 원인으로 추정했으나 그 인과관계를 규명하지는 못했다.
김 교수는 이런 연구결과를 기후관련 국제학술지인 `기후저널`(Journal of Climate) 등에 발표했고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의 세계 100대 과학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10년간 같은 주제로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것이 결실을 본 것 같아 기쁘다”며 “더욱 열심히 연구하라는 격려로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