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과 공유,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는 정부3.0 시대에 걸맞은 도시안전 대책은 무엇인가? 경기도가 민간 기업들과 함께 대책 마련에 발 벗고 나섰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운영해 온 공공영상정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안전하고(Safe), 스마트(Smart)하고, 행복한(Smile)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경기도는 지난달 19일 경기도 공공영상정보포럼을 열어 경기도형 재난안전 3.0 전략을 구체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경찰, 소방, 재난안전, 도로관리 등 각 분야별 기관과 은행을 비롯한 민간에서 운영 중인 CCTV망을 하나로 묶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갈 방침이다. 그 첫 사업으로 LG CNS,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등 IT기업과 함께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첨단 지능형 종합상황관제시스템(I-USC:Intelligent Unified Situation Control) 시범구축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하고 넘어야 할 장애물은 없는지, 어떻게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전문가 좌담회를 가졌다. 정부 기관과 업계 전문가들은 모두 종합관제시스템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대해 공감했다. CCTV망 통합은 효용성 측면에서는 물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 정부의 정부3.0 취지와도 일맥상통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참석자(가나다 순)
김태형 경기도 정보화기획관
김한수 LG CNS 상무
박성진 한국MS 상무
배수문 경기도 의원(기획재정위원회)
이종국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재난정보분석센터장
※사회= 김순기 전자신문 차장
◇사회=정부3.0은 개방과 공유, 소통과 협력이 키워드다. 이를 바탕으로 소통하는 투명한 정부, 일 잘하는 유능한 정부, 국민중심 서비스 정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스마트행정도 같은 맥락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우선 정부3.0의 개념부터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이종국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재난정보분석센터장(이종국 센터장)=정부3.0 선포식 때 버스앱을 만든 유주환 군 사례가 소개됐다. 유군은 4년 전 경기도민들이 버스가 언제 올지 알 수 없어 답답해할 때 버스정보를 해킹해 버스앱을 개발, 무료로 배포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정부에서도 버스정보를 개방했다. 정부3.0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김태형 경기도 정보화기획관(김태형 기획관)=정부3.0은 사용자 중심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포인트다. 신성장동력 창출과 일자리를 창출 등이 그것이다. 사용자 중심 맞춤형 서비스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핵심이다. 여러 가지 서비스 가운데서도 재난안전은 매우 중요하다. 사용자 중심 맞춤형 서비스가 돼야 한다. 도 입장에서는 도민에게 어떻게 안전하고 즐거운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는 문제로 귀결된다.
◇사회=경기도는 지난해부터 스마트행정에 많은 투자를 해 왔다.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하고, 온누리 시스템을 활용해 부서간 칸막이를 없애고 과제중심 업무를 추진하기도 했다. 마을만들기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세이프시티 구축 사업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3S`라는 새로운 목표를 정했다고 들었다.
◇김태형 기획관 =`3S`는 정부3.0의 키워드인 개방·공유·소통·협력 취지에 맞게 재난안전 측면에서 정한 3가지 목표다. 스마트(Smart), 세이프(Safe), 스마일(Smile)이다. 지난달 19일 영상정보포럼에서 CCTV 통합관제시스템 관련해서 발표했다. 그 때 자문위원들의 자문을 시작으로 경기도가 해야 할 어젠더를 정했다. 가장 큰 비전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공영상정보를 지능형 종합관제시스템으로 묶는 것이다. 2015년까지 진행할 로드맵 만들고 있다. 영상정보 통합이 문제다. 분산된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관건이다. CCTV망을 새로 구축중인 시·군도 있다. 경기도가 허브역할을 하기 위한 매뉴얼 작업을 해야한다. 31개 시·군의 다양한 분야에서 따로 운영되는 정보를 통합할 수 있는 방법론을 얘기해 달라. 오늘 참여하신 전문가들께 많은 노하우를 듣고 싶다. 우선 CCTV망 설치 돼 있는 14개 시·군 가운데 하나를 선정해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TF를 꾸려 표준화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박성진 한국MS 상무(박성진 상무)=정부3.0의 경기도 캐치프레이즈가 `3S`라고 한다면, 성공의 가장 큰 전제조건은 민간기업의 기술력이 아니라 정부의 통합과 공유다.
◇김한수 LG CNS 상무(김한수 상무)=세이프시티 계획을 실현하려면 도와 시·군의 협력은 물론이고 제도적인 정리가 먼저 필요하다.
◇사회 =국내에서는 세이프시티를 위한 지능형 종합관제시스템 구축에 큰 걸림돌이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어떤 장애물이 있는가.
◇김태형 기획관=개인정보보호법을 비롯해 법령 정리가 안 돼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CCTV에 거부감 있는 도민도 많다. 과천에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하려 했을 때 시의원 가운데도 의견이 엇갈렸다. 안전에 대한 욕구를 느낄만한 위기상황이 없었다. 우면산 사태를 겪고 나서야 개인정보 다 줄테니 사고만 막아달라는 입장으로 변한 사람도 많다. 국회에서 나서줘야 한다.
방범설치운영에 관한 법이 16개 정도 된다. 안전행정부에 CCTV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 제정해 법적 근거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중앙정부에서도 인식은 하고 있으나 부서별로 법이 각각 달라 통합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공유와 공개가 어려운 측면도 있다.
안행부에서 공공부문 정보는 개방·공유토록 했다. 개인정보는 법적 절차에 따라 하면 된다. 다만 법을 일원화하고 조직을 일원화하는 등의 절차와 문제를 풀 필요가 있다.
◇박성진 상무=뉴욕시에는 DAS(Domain Awareness System)라는 최첨단 범죄정보시스템이 구성돼 있다. 미국은 개인정보에 대해 굉장히 엄격한 나라다. 그럼에도 9·11테러 이후 테러대책법이 생기면서 개인정보만큼 더 소중한 것이 개인의 안전과 치안이라는 의식이 확대됐다. 뉴욕에 구성될 수 있었던 이유다. 뉴욕에는 민간과 공공에서 운영중인 20여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법령이 마련돼 있다. 법령만 만들어지면 기업들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이런 법률적 뒷받침이 안돼 있다.
◇배수문 경기도 의원(배수문 의원)=경기도만이라도 턱을 낮추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도지사가 직접 챙겨야 할 일이다. 경기도만이라도 공공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자.
스마트폰이 CCTV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사진 찍은 방향까지 기록이 되더라. 경기도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주기적으로 동영상과 사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면 CCTV 설치비용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이쯤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해외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특히 뉴욕시에 구축된 DAS는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다. 이번에 경기도 산하 시·군에 설치할 시스템은 어떤 것인가.
◇박성진 상무=DAS는 뉴욕에 설치한 지역 감시 시스템이다. 9·11 이후 안전건설 캐치프레이즈 아래 공공데이터와 민간데이터를 결합해 구축했다. 20여개 CCTV 정보와 영상정보를 공유한다. 패턴을 걸어놔서 일일이 지켜보지 않고도 용의대상을 추적한다. 뉴욕 경찰 20명이 패턴을 같이 만들었다. 지식재산권 지분도 뉴욕경찰청이 2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시스템 구축 이후 범죄율이 현격히 떨어졌다는 분석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얼마 전 보스턴에서 발생한 사건도 뉴욕에서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MS는 내년에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 상파울로시와 함께 뉴욕에 구축한 시스템을 상파울로에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미 시범구축에 들어갔다. 경기도에서도 단순히 민간기업이 개발해 납품하는 형태가 아니라 공공의 노하우를 접목한 패턴분석이 필요하다.
◇김한수 상무=몽골에도 긴급정보 시스템 구축한 사례 있다. 치안이 안 좋은 나라일수록 필요한 시스템이다.
이번에 시범구축하는 시스템은 파일럿 솔루션에 입각해 키와 옷 색깔 자동차 색깔 등 오브젝트 걸어두면 용의자를 자동으로 찾을 수 있다. CCTV 하나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16가지 목적으로 설정했다. 효율성을 16배 높이는 것이다. 기존 CCTV관제시스템과 다른 점이라면 육안으로 관제하던 것을 이벤트 관제로 바꿨다는 점이다. 기존 육안관제는 48채널당 관제 요원 1명이 필요하다. 이벤트 관제는 특정 값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먼저 본다. 관제 효용성이 매우 높고 관제 요원이 담당하는 채널수도 2배 이상 올릴 수 있다. 차량 번호와 색깔 등 자동검색 추적기능도 갖추고 있어 용의 차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게 해준다.
◇사회=국내에서는 아직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못하다. 이번에 경기도에서 산하 시·군에 지능형 종합관제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해도 경찰청이나 소방방재청 등 각각 따로 운영 중인 기관이나 민간 정보를 모두 공유하기까지는 아직 거쳐야 할 과정이 많이 남아있다.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효율성을 충분히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수문 의원=숭례문 화재 사건 때 범인 잡는데 오래 걸렸다. 만약에 이런 시스템이 구축됐더라면 몇 시간이면 잡아냈을 것이다. 아니 사전 예방도 가능했을 것이다. 국민들이 도덕적으로 더 완성되는 국가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재난을 미리 분석해 대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사후 복구 차원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하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종국 센터장 = 구미 불산 누출 사고도 좋은 사례다. 누출된 가스의 이동경로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기상청 풍속계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고, 상황실에서는 가스와 풍향이 달라 우왕좌왕했다. 나중에 연구원에서 CCTV 영상을 분석해 보니 가스가 어느 방향으로 퍼지는지 다 나왔다. 항공사진과도 범위가 일치했다. 이런 영상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면 효과적인 대처방법을 찾을 수 있다. CCTV 영상정보만 제대로 활용해도 아쉬운 사고를 줄일 수 있다.
◇김한수 상무=범죄율 개선효과는 6개월 정도 지나면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시범사업 통계치로 CCTV를 통해 범죄율 얼마나 줄었는지에 대한 사례는 많이 나와 있다. 영상정보분석 결과 시험실 수준은 있다. 다만 실제 결과는 아직 통계화된 것 없다. 구축 후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다. 감지율은 날씨에 따라 시간에 따라 다 틀리다. 재난안전과 치안 등 목적에 얼마나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는지 시나리오 만들어 실전테스트해 검증한 후 공개할 예정이다. 아직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개념이 아니라 공공영상 분야 기술발전을 위해 함께 일한다는 개념이 될 것이다.
◇김태형 기획관=산하 시·군 가운데 14개 시에 통합관제센터가 구축돼 있다. 지금은 각각 따로 논다. 데이터는 합쳐질 때 굉장한 힘을 발휘한다고 본다.
◇사회=정부 시각은 어떤가? 경기도에서 추진중인 세이프시트 구축이 보아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정부기관에서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종국 센터장=정부 고민도 똑같다. 효과가 얼마나 될 것인지가 문제다. 해법은 해외 벤치마킹이다. 얼마 전 우리 원에서도 안전정보통합관리시스템을 발주했다. 원장이 필라델피아에 직접 가서 범죄율이 17% 낮아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왔다.
이번 프로젝트도 궁극적으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힘을 받는다. 침해받는 개인 프라이버시에 비해 얻을 수 있는 공익이 컷을 때 수용될 수 있다. 바보같은 CCTV를 똑똑하게 만들어주면 나중에 상 받을 일이다.
연구원 명칭을 국립방재연구원에서 국립재난안전연구원으로 바꿨다. 과거에는 기술을 중시했으나 이제는 안전이라는 시각에서 본다. 사회와 소통하면서 현상을 모니터링하고 재난을 미리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하는 것이 주요 활동이다.
이제는 재난 대비도 복합재난 대비 형태로 바꾸었다. 이를 위해 SNS를 집중적으로 활용한다. 10월에 공개할 예정으로 SBB(스마트빅보드)를 개발했다. 국민들이 SNS로 올린 빅데이터를 분석해 소셜데이터로 만들어 재난연구에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강남에서 침수 위험을 알리는 SNS가 많이 올라오면 해당 지역에 표시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사회=결론적으로는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할 것 같다. 이런 차원에서라도 도와 민간기업이 협력해 개방과 공유를 바탕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은 의미가 크다. 도의회에서 지원할 방법은 없는가.
◇배수문 의원=시·군단위로 만들어진 CCTV 관제센터를 경기도 차원에서 연결시켜주는 사업이다. 꼭 필요한 사업으로 본다. 예산이 얼마나 될지는 예측하지 못하겠지만 아무리 예산이 없어도 지금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집행부에 건의하겠다. 범죄율 17%를 줄이는 것이 경제적으로 어느정도 효과인지 금액으로 환산해 주면 설득에 유용하겠다. 예산을 지켜낼 데이터와 논리를 개발해 달라. 의원들을 설득해 기획재정위에서 예산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행정적으로 안되는 것도 거꾸로 의원 네트워크로 해결할 수도 있다. 의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태형 기획관 = 오늘 새로운 정보화 비전을 하나 얻은 것 같다. 얼마 전 도민과 함께한 정보화비전 수립 행사에서 사회 안전망 구축을 가장 우선순위에 올렸다. 이를 위한 매뉴얼 표준화와 시장트렌드 등 작은 부분만 고민했었는데, 막연한 생각이었다. 공공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가 특히 가슴에 와 닿았다. 가치창출이라는 부분은 더욱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전략과제로 삼아 성과 내도록 고민하겠다.
정리=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