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여파로 전 국민이 시름에 빠진 지난 98년 위기극복을 위해 광주시가 추진한 광산업 육성 프로젝트는 광주 경제지도를 확 바꿔놨다. 그 중심에는 첨단과학산업단지가 있다.
광주광산업은 태동기, 형성기, 도약기를 거쳐 한국광기술원 등 연구기관 개소, 광산업 인력양성사업단 구성 등 효율적 기업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2011년에는 광주광산업이 정부로부터 국내 지역혁신 클러스터 가운데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선정됐다. 지난 1999년부터 2010년까지 11년간 정부가 1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산업진흥사업 평가로 최고 점수를 받았다. 광산업 클러스터는 발전의 주도권을 지방에서 갖고 지자체, 대학, 기업이 협력한 모델이다.
정부는 대학, 연구소, 산업지원서비스 등 혁신 인프라 구축에 성공하고 우수연구소 설치 등 기업집적화 등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첨단산단에 둥지를 튼 광산업은 현재 자동차, 가전산업과 함께 광주 3대 주력산업으로 자리잡았다. 1999년 47개에 불과하던 업체 수는 지난해 360개로 8배 가까이 늘었다. 고용인원도 1999년 1896명에서 2010년 8004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매출 규모는 1999년 1136억원에서 지난해 2조5000여억원으로 10년 새 23배 성장했다.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기업들도 속속 등장했다. 지오메디칼 등 30여곳에 이른다. 이 같은 성장세는 광산업이 타 산업에 비해 기술변화가 빠르고 라이프사이클이 짧아 중소벤처기업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광주 광산업은 1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질적·양적 성장을 이뤘다. 그 비결은 정부와 지자체의 맞춤형 지원과 첨단산단을 중심으로 한 국제적인 광산업 클러스터 구축에서 찾을 수 있다.
첨단산단은 광주과학기술원을 비롯해 광주테크노파크, 한국광기술원, 한국광산업진흥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호남권연구센터, 전자부품연구원 광주본부, 생산기술연구원 호남권본부, 광주연구개발특구본부, 호남지역사업평가원, 광주디자인센터, 광주과학기술교류협력센터 등 광산업 발전 추진체가 집적화돼 있다.
광 관련 전문연구인력 1000여명이 상주해 있고, 현장인력 배출을 위한 인력양성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여기에 광산업집적화단지(26만㎡)와 LED밸리(31만㎡)도 조성됐다. 지원기관 밀집은 대덕에 이어 광주가 제2의 R&D특구를 꿈꿀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지자체 역시 기업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11년 R&D 특구로 지정된 광주시는 500~60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첨단산단 기업과 연구소에 지원할 계획이다. 또 광주로 이전하거나 신규로 창업하는 기업과 연구소들은 각종 세금감면과 보조금을 지원받게 된다.
이현수 한국산업단지공단 호남권 본부장은 “광산업은 의료, 자동차, 농업, 조선 등 타산업과의 융·복합이 용이한 산업이고, 신시장을 만들어 일자리 창출을 하는데 시너지 효과도 크다” 며 “하지만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본력과 기술력 가운데 최소 한가지 이상은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