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가가 쇠락한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플랫폼 전략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웹에서 모바일로 IT산업의 플랫폼 패러다임이 넘어가는 동안 징가는 페이스북 웹을 중심으로 한 자사 소셜게임의 인기에 안주했다.
사실 징가가 선보인 소셜게임은 초반에 비즈니스 창의성을 인정받았다. 이 회사는 2011년 게임 분야에서 앱스토어를 만든 애플을 제치고 혁신 기업 1위로 선정됐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소셜 게임의 인기는 시들해졌고 징가는 더 이상의 혁신을 내놓지 못했다.
징가의 플랫폼 역할을 대신해줬던 페이스북과 제휴관계가 끝나면서 몰락에 가속도가 붙었다. 징가는 이후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이 같은 시도로는 이미 꺾인 실적을 회복하기에 역부족이었다. 해당 모바일 플랫폼 역시 이렇다 할 만 한 성과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징가의 하락세는 플랫폼 전략에 성공한 국내 기업인 `카카오`와 비교된다. 카카오는 게임 콘텐츠만 있는 징가와 달리 자사 플랫폼 위에서 SNS와 게임을 동시에 제공, 글로벌 SNS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카카오의 성공 이후 페이스북도 이 같은 플랫폼 전략을 벤치마킹해 모바일 사업을 강화했다.
텐센트 역시 자사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게임 플랫폼 `게임센터`를 오픈해 주목받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게임이라도 플랫폼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빛을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게임 기업과 SNS 기업 모두 공통된 의식을 갖게 된 셈이다.
한편 징가는 경영진의 판단 실수로 회사의 신뢰도에 금을 더했다. 소셜게임으로 성공한 징가가 카지노 게임 진출을 선언한 것.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의 새로 영입된 돈 매트릭 CEO가 부임 직후 카지노 게임 진출을 포기하면서 해당 이슈는 일단락되는 형국이다.
그는 모르는 사업에 진출하기보다 징가의 핵심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카지노 게임이 강한 규제를 받기 때문에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데 이것이 사업자에게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가 원하는 게임을 경쟁사보다 빠르게 선보였기 때문에 징가가 성공할 수 있었는데, 이런 장점을 현금 거래 카지노 게임에선 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