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을 뜻하는 아이돌은 언제나 존재했다. 1960년대에는 남진과 나훈아가, 1980년에는 조용필이 모든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아이돌은 늘 존재했지만 극소수만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음악 차트에 진입도 못하고 사라져간 수많은 이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이라는 바늘 구멍에 들어가기 위해 애쓰는 수많은 이들이 있다. 가요계에 발을 내딛은 지 4개월 차인 새내기 아이돌 `히스토리`도 마찬가지다.
5인조 그룹인 히스토리는 멤버 별로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4년이나 되는 연습기간을 통과한 후 정식 가수가 됐다. 대부분의 멤버들은 연습기간이 길었던 만큼 가수가 되기만 하면 뭔가 세상을 뒤집을 만한 그룹이 될지 알았다고 밝혔다. 그룹 내 보컬과 랩을 맡고 있는 김재호 씨는 “4년 동안 가수 데뷔만을 목표로 하루에 10시간이 넘도록 춤 추고 노래 하는 연습생 기간을 거쳤는데 막상 가수가 돼도 생각한 것 만큼 가요계가 우리로 인해 확 달라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멤버들은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차근차근 올라가기로 결심했다. 랩을 담당하는 김시형 씨는 “사실 처음에는 확 단숨에 가요계 정상에 올라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는 약간했지만 차근차근 올라가야 정상에 더 오래 설 수 있다고 생각 한다”고 아이돌 답지 않은 깊이 있는 답을 내놓았다. 노래를 맡은 나도균 씨는 “기대는 기대이고 현실은 현실”이라며 “지금은 더 많이 노력해야 되는 때”라고 밝혔다.
히스토리는 빡빡한 스케줄에도 힘을 얻는 것은 멤버들 간의 우정이라고 강조했다. 메인 보컬을 맡은 장이정 씨는 “다섯 명이 늘 밥도 같이 먹고 몰려다녀서 정말 친해서 힘이 된다”고 말했다. 나도균 씨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아 못하겠어`를 연발하지만 그럴 때마다 멤버들이 서로 으샤으샤 힘이 된다”고 자랑했다.
히스토리는 국내를 시작으로 해외로 점차 무대를 넓혀가며 천천히 오래 가수 활동을 하는 것이 목표다. 히스토리의 리더인 송경일 씨는 “한국에서 먼저 인지도를 쌓은 뒤 해외로 나가 한류의 중심에 서고 싶다”며 “그룹 신화를 닮아서 오래 오래 장수하는 그룹이 돼 우리 그룹 이름처럼 가요계에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나도균 씨는 “지금은 늘 함께 하지만 나중에는 그룹도 성공하고 각자 멤버들이 전부 고유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서로 얼굴 보기가 힘든 그룹이 꼭 되겠다”며 해맑게 웃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