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은 비싼 가격이다. 업계는 ESS의 구축 가격을 통상 ㎿당 15억원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의 초기 지원금 없이 보급이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보급사업이 활발해지고 ESS생산이 늘면서 가격은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다. 2012년 상반기 정부사업에서 1㎿h급 배터리 가격은 15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8억~9억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관건은 양산이다. 현재 ESS시장은 초기로 수요확대로 양산체계를 갖추면 가격 하락도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올해 상반기 삼성SDI와 파나소닉 등 글로벌 이차전지 업체가 ESS용 배터리 가격을 10% 가량 인하 했다. 일본 대형건설사인 다이와의 계열사 엘리파워도 2.2㎾h급 ESS시스템 가격을 200만엔에서 100만엔까지 내렸다. 정부 지원으로 수요가 활발한 일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 시장 확대에 따른 수요확대가 곧 ESS 가격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ESS 시스템을 구축 가격 분포를 보면 배터리 셀 비중이 35%, BMS·PCS 등 전력 기기 비중이 35%, 배전 및 통신 설비 공사비용이 30%가량을 차지한다. 인건비 성격이 강한 공사비용을 절감하기는 쉽지 않지만 양산시스템 구축으로 셀, 주변 전력기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시장 성장추이에 따라 ESS시스템 구축가격 하락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연간 210억엔의 예산을 책정해 도입비용의 30%를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피크 전력의 2.25%에 달하는 ESS의 설치를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독일은 2014년까지 2억유로를 투자해 ESS 개발을 가속화 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향후 시장 성장은 낙관적이다.
UPS 배터리용 대형 리튬이온배터리(LiB)원가는 이미 30% 가량 하락했다. UPS는 용량보다는 출력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경제성을 산출할 때 출력당 가격을 따진다.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발간한 ESS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시간 가량 대응할 수 있는 LiB의 출력당 가격은 ㎾당 500달러로 납축전지와 비슷한 수준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전기차용 LiB 시장이 20억달러 규모로 성장하면서 대형 LiB의 생산가격이 낮아진 결과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초기 ESS시장은 전력망 예비 대체용으로 출발해 향후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도 연계될 것”이라며 “시장성장으로 수요가 발생하면 제조기업간 경쟁 등으로 가격은 지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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