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물만 파는 기업이 있다. 특정 분야에 올인, 오랜 경험과 역량으로 승부한다. 해당 분야에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해 나가는 이들 기업이 `장인`으로 자리잡는 데까지는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겪는다. 하지만 끝내 이를 극복해내고 마이스터 자리에 오른다. 13억 인구의 중국내 게임시장에는 지난 10년동안 한국산 온라인 게임이 약 200여개 진출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의 쓴 잔을 마시고 황해를 건너와야 했다.
그런 가운데 1인칭슈팅게임(FPS) `크로스파이어`는 단연 `차이나 드림`을 이룬 국산 게임으로 꼽힌다. 중국내 최다 동시접속자수 400만명의 대기록을 세운 이 작품은 현지 온라인 게임 시장 1위를 단단히 거머쥔다. 크로스파이어의 만리장성 정복 길이 그리 순탄치 만은 않았다.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가 지난 2002년 선보인 `헤드샷 온라인`은 서비스 도중 개발을 중단해야만 했다.
국내 건설정보 모델링(BIM) 시장에 출사표를 내민 솔리데오시스템즈 역시 이 분야의 장인 대접을 받는다. 거대 규모의 글로벌 다국적 기업이 즐비한 외산 일색의 시장에 뛰어든다는 자체가 무모해 보였지만 `사명감` 하나로 저질렀다는 게 김숙희 사장의 출사의 변이다.
그 결과 솔리데오는 지금 국내시장 평정에 이어,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 진출을 역으로 도모하고 있을 정도다. 중국에서만 연간 1조원 매출을 발생시키는 효자 게임, 크로스파이어 역시 이같은 `게임 한류`에 힘입어 세계 시장 진출을 채비중이다.
특히 현지 서비스를 담당한 텐센트는 크로스파이어의 인기를 등에 업고 빠르게 거대 게임 기업으로 성장, `중국 게임업체사`를 넘어 `세계 인터넷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창덕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창조경제의 실현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며 “대한민국 중소기업 모두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문 기량을 도전적인 마인드와 자신감으로 실현해낼 수 있다면 창조한국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