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3 좌담회]IFA 2013으로 본 한국 전자산업의 현주소

왼쪽부터 윤주영 KOTRA 함부르크 무역관장, 임승준 아이두잇 대표, 남인석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부회장, 임명해 모뉴엘 부사장, 김성운 ETRI 책임연구원, 이홍석 EMW 상무, 김준배 전자신문 차장
왼쪽부터 윤주영 KOTRA 함부르크 무역관장, 임승준 아이두잇 대표, 남인석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부회장, 임명해 모뉴엘 부사장, 김성운 ETRI 책임연구원, 이홍석 EMW 상무, 김준배 전자신문 차장

6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해 11일까지 6일간의 대장정을 펼치고 있는 국제가전박람회인 `IFA 2013`은 우리 기업에 두 가지 커다란 메시지를 남긴다.

글로벌 가전산업 주도권을 바로 우리 기업이 쥐고 있다는 점이 하나다. 수백개 참여업체 가운데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곳이 바로 삼성전자·LG전자다. 하지만 불균형이 보인다. 상대적으로 이들을 받쳐줄 중견·중소기업은 많지 않다. 모뉴엘이 작년과 비교해 세 배가량 부스 규모를 키워서 참석해 한국의 위상을 높였지만 그 외의 기업은 눈에 띌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다.

또 하나는 일본과 중국기업의 약진이다. `소니가 달라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본기업의 제품 경쟁력이 높아졌다. 중국업체도 예상대로 한 해가 다르게 우리 대기업과 격차를 줄인다.

전자신문은 산업계와 수출진흥기관·단체 임원을 초청 `IFA 2013에서 바라본 한국 전자산업의 현주소`를 점검하는 자리를 전시회가 개최된 독일 베를린 전시장 `메세 베를린`에서 열었다. 참석자들은 전시회 참여 제품을 볼 때 앞으로 가전업계의 기술 융·복합과 디자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봤다. 중소 가전업계의 글로벌화에는 정부 차원의 구체적이고 세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또 IFA와 미국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와 같은 국제가전행사를 국내에서도 개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성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

남인석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부회장

윤주영 KOTRA 함부르크 무역관장

이홍석 EMW 영업마케팅총괄 상무

임명해 모뉴엘 부사장

임승준 아이두잇 대표

※사회=김준배 전자신문 차장

[IFA 2013 좌담회]IFA 2013으로 본 한국 전자산업의 현주소

◇사회(김준배 전자신문 차장)=유럽 경기침체에도 전시회 참여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2%가량 확대됐다고 한다. 불황에도 업계에서 나타나는 뜨거운 주도권 경쟁 여파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를 본 소감을 부탁한다.

◇남인석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부회장=글로벌 가전 전시회 명성을 체감했다. 특히 가전제품의 스마트화가 눈에 띄었다. 기존 가전제품에 모바일 기능 융합이 두드러지는 추세다.

◇김성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언제 어디서든 사용이 가능하면서 자연에 가까운 고품질 가전제품이 인간 친화적으로 다가온 전시회였다. 인간의 요구를 실현하는 모바일 장치의 가전제품화가 두드러졌다. 주목되는 것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전통 가전서비스의 융·복합화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임명해 모뉴엘 부사장=최근 트렌드인 스마트에 기반을 둔 차별화 기술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가전제품이 얼마나 사용하기 쉽고 똑똑한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도 `쉬움(Easy)`과 `연결성(Connectivity)`은 가전산업계에 중요한 화두가 될 전망이다.

◇임승준 아이두잇 대표=가전과 모바일 영역이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영역을 넘나들면서 제품과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무엇보다 소비자 관심도 이런 융합제품에 쏠리고 있다. 우리 업계도 다양한 창의적 융·복합 제품을 개발하는 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다.

◇윤주영 KOTRA 함부르크 무역관장=세탁기·냉장고 등이 더 똑똑해져 소비자 생활에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줬다. 기술 발전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수요와 일상의 사소한 불편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기술의 융·복합을 이뤘다고 본다. 기술 발전과 소비자 수요가 맞물려 다양한 스마트 기술과 제품이 양산된다.

◇사회=디자인이 더욱 화려해졌다. 어떻게 평가하나.

◇이홍석 EMW 상무=기술의 발전 속도만큼 고객의 다양한 요구 또한 커지는 모습이다. 우리도 과거에 비해 고객 친화적으로 제품을 만들고자 소형화에 관심을 많이 뒀다. 이를 위한 디자인 고민을 많이 했다. 내부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고객과 접하는 바이어의 조언을 반영하려 노력했다.

◇임명해=글로벌 소비자 제품 구매 트렌드가 기능에 중점을 둔 제품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욕구(Wants)를 찾아 접근하고 있다.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소비자에게 감성적이면서도 욕구 만족적인 이슈를 제시할 수 있는 디자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B2C와 B2B 시장 모두 기술과 디자인 어느 것도 놓칠 수 없는 요소가 됐다.

◇임승준=소비자 선택의 핵심요소는 디자인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애플의 과감하면서도 단순한 디자인처럼 심플하면서도 기능적인 디자인이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운=과거에는 IFA가 상품 전시회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신기술 소개도 상당히 많았다. 그만큼 기술 경쟁이 심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이 `갤럭시 기어` 등 새로운 제품을 처음 소개했듯이 이번 전시회에서 신기술로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기업 간 경쟁이 많이 펼쳐졌다.

◇사회=전시회를 보면서 우리 중소가전업계가 글로벌 시장에 나가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을 논의해보자.

◇윤주영=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무역장벽이 낮아진 듯하지만 유럽 역내 시장에 유통되는 제품 규정은 날로 강화되고 있다. 우리 기업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특히 가전제품은 에너지 효율이나 제품 규격 인증을 파악하지 못해 뜻하지 않게 무역장벽에 부딪히는 곳이 많다.

◇김성운=제품의 스마트화가 진행됨에 따라 세계 일등 제품이 시장을 독점하는 사례가 더욱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소가전업체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지 않는 틈새시장 승부가 중요해 보인다. 전시된 제품을 보면 기술경쟁력을 갖고 틈새시장에서 우수한 제품을 발표하는 중소 가전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임승준=그런 측면에서 `차별화`가 더욱 중요해 보인다. 대기업과 동일한 컨셉트와 기능으로는 경쟁에서 이기기 쉽지 않다. 작은 기술이라도 나만의 것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작은 기능 하나만으로도 차별화해 스스로 경쟁력을 만들어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의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홍석=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에 중소기업이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를 이겨내려면 차별화된 기술력뿐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디자인의 제품이라도 고객에게 어필이 안 된다면 소용이 없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남인석=전시회를 보니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스 크기 차이가 새삼 커 보였다. 하지만 잠재 바이어에게 충분히 알리고 제품 경쟁력만 갖춘다면 바이어를 유인하기에는 충분하다. 전시회에 참가하기 전에 바이어에게 충분히 참여 사실과 제품을 알리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사회=중소형 가전 글로벌화에 정부 관심이 높다. 정부의 정책방향을 논해보자.

◇이홍석=정부의 많은 지원책이 있지만 현실적 지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좋은 기술이 있지만 자금이 없어 진행이 안 돼 때로는 다른 기업에 기술을 빼앗기는 사례도 많다. 물론 정부도 저리 자금으로 지원을 하지만 아직 많은 제한이 따른다. 그런 걸림돌이 제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승준=정부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실제로 수출로 연결되는 일이 많지 않았다. 중소기업 제품이 굉장히 특화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의 수출 지원 정책이 일반적 지원보다는 마케팅 자금, 생산 지원 그리고 규격·인증 획득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거래처가 없어서 수출을 못하는 것보다는 수출을 위한 실제 기업 활동 수행에 더욱 어려움이 많다.

◇임명해=기업이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지만 판로 개척 준비가 부족해 수출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 이번 전시회를 보면 기술 융·복합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의 정책이 기업 간 기술 융·복합으로 이어진다면 중견·중소기업의 시장개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남인석=해외 전시회 참여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 해외전시회는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기업도 정부 지원을 받았지만 참가비용이 워낙 높아 기업 부담이 만만치 않다. 비용 문제로 참가를 포기한 기업도 많다. 좀 더 많은 중소기업이 정부 지원으로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중소기업 수출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윤주영=앞에서 언급했듯이 EU는 에너지와 환경, 보건문제에 민감하다. 에너지 효율, 환경, 위생 관련 규정이 까다롭다. 이를 뚫고 성공적 수출과 현지 마케팅에 성공하려면 현지에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인증이 필요하다. 처음 해외시장 진출을 도모하는 기업에는 준비과정이 생소하다. 정부는 시시각각 바뀌는 EU 규정을 모니터링해 수출 희망 중소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이번 전시회를 보면서 느낀 다양한 의견 부탁한다.

◇임승준=독일의 IFA와 미국의 CES, 스페인의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그리고 홍콩의 전자전(Electronic Fair)과 같은 세계적 전시회가 우리나라에 없는 것이 아쉽다. 우리나라 전시회에는 정부의 관심에도 외국 바이어는 많이 오지 않는다. IFA와 같은 규모 있는 전시회가 국내에도 열린다면 중소기업 수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정부와 기업이 고민해 세계적 가전 전시회를 우리나라에서 열수 있기를 바란다.

◇남인석=좋은 지적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우리 기업이 해외 전시회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에도 국제 가전행사가 개최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정책이 확대되길 기대한다.

◇윤주영=우리나라 위상이 많이 올라간 것이 사실이다. 이곳 언론을 보면 우리기업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대기업 동향이지만 한국 중소기업 관심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이런 기회를 적극 살릴 필요가 있다.

[IFA 2013 좌담회]IFA 2013으로 본 한국 전자산업의 현주소

베를린(독일)=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IFA 2013 좌담회]IFA 2013으로 본 한국 전자산업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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