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금융산업 경쟁력은 100점 만점에 66점"

우리나라 금융산업 경쟁력이 선진국 대비 66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150개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금융산업 미래와 경쟁력 강화에 관한 의견` 조사에서 미국·영국 등 금융 선진국을 100점이라고 할 때 국내 경쟁력은 평균 66.3점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업종별로 보면 은행 69.3점, 보험 66.0점, 여신금융 65.8점, 증권 62.8점, 자산운용 60.8점이었다.

금융산업 리스크로는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따른 수익기반 약화(37.5%)가 가장 많이 꼽혔다. 미국의 단계적 출구전략 실시(25.6%), 회사채 시장 등 자본시장 경색(15.3%),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 추세(13.3%) 등이 뒤를 이었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46.4%), 금융 전문인력 확보(19.9%), 금융 관련 인프라 확충(15.2%), 해외진출 확대 등 금융사 수익구조 다변화(11.3%), 금융사 규모의 대형화(7.2%)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한상의는 “수익 구조를 수수료에 의존한 국내 금융사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규제 완화와 효율적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금융사들은 고비용 체질을 개선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은행(IB) 활성화, 대체거래소(ATS) 도입 등을 골자로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응답자의 61.4%가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한 가운데 투자은행 활성화 기반 마련(36.4%), 시장 인프라 선진화(22.8%), 자본시장 신뢰성 제고(18.2%) 등의 효과를 예상했다.

응답자의 13.9%만 개정된 법률이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창조경제 지원을 위한 금융기관 역할로는 중소·벤처기업 자금지원(33.1%), 금융 인프라 개선 및 확충(23.1%) 등이 거론됐다.

앞으로 예상되는 금융산업 패러다임 변화로는 새로운 수익모델 확보 경쟁 심화(37%),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22.3%), 금융의 사회적 책임 수행(19.6%), 스마트 금융의 보편화(12.4%) 등이 제시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금융산업은 제조업 위주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부가가치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핵심 서비스 산업”이라며 “기존 실물 경제를 지원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금융제도 선진화, 신흥국 시장 진출 등이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