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대학 지식재산 경쟁력 평가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한양대학교(총장 임덕호)는 IP문화와 산업기여도 부문에서도 모두 1위에 올라 명문 지식재산 대학으로 발돋움했다.
한양대가 보유한 지식재산 경쟁력은 교과과정에서 출발한다. 지식재산 관련 교과 과정이 56개(대학 평균 2.7개)로 특히 실용화에 초점을 둔 창업 관련 교과목이 풍부하다. 2009년 창업 교육을 전담하는 `글로벌기업가센터`를 설립하고 공대 3학년 필수 과목으로 `기업가 정신` 수업을 개설했다. ERICA 캠퍼스에는 디자인, 공대, 마케팅 관련 인문 사회 계열 학생이 한 팀을 이뤄 진행하는 `특허와 협상` 수업도 있다. 한 학기를 운영한 결과, 10개 팀에서 20개의 개념특허가 나왔다. 교양 과목인 `특허 정보를 활용한 창업 전략`은 1인창조기업인에게 필요한 특허 실무를 전 특허청 특허심판원장인 이범호 변리사가 직접 수업한다. 또 산업현장을 뛰는 변리사가 `특허 검색` 등의 특강을 통해 학내 지식재산 및 발명과 창업에 대한 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
발명 및 창업 동아리에 대한 지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한양대 글로벌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 수상을 계기로 창업한 `나라살림`은 현재 베이스볼 토털 솔루션을 아이템으로 특허 출원 중이다. 나라살림은 한양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법인 설립 관련 컨설팅과 출원 비용 등을 지원 받았다.
체계적인 교과 과정과 학내 창업 분위기 조성 등으로 한양대는 기술 창업의 요람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학생 창업 기업 수는 7개이며, 기업 당 평균 6.1명을 고용했다.
한양대의 경쟁력에는 동문 네트워크도 큰 역할을 한다. 글로벌기업가센터는 코스닥 상장사 창업가인 류창완 소장과 동문들이 주도했다. 벤처 동문회 회원만 1000명이 넘는다. 벤처 동문 기금인 `한양엔젤펀드`는 1년 동안 총 6개 학내 스타트업에 6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동문 네트워크는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한양 동문 스타트업 아카데미`가 대표적이다.
임덕호 총장은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뭉친 예비 창업자인 재학생과 오랜 현장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한 졸업 동문이 상호 연계해 학내 창업을 촉진할 수 있는 네트워크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양대가 지원하는 창업은 특허를 활용해 기술지주회사 자회사로 설립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양대학교기술지주회사는 국내 최초 대학기술지주회사다. 임 총장은 “지금까지 대학이 기술과 특허를 파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부터는 기술지주회사를 통한 자체적인 사업화가 필요하다”며 “IPO, M&A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은 물론 학교 재정문제 해소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 사업화 실적이 여타 대학보다 높게 나오는 것도 자체적인 사업화 덕분이다.
한양대의 창업 전략은 해외 기술 사업화로 결실을 맺었다. 지난달 자회사 (주)하이코어는 글로벌 모터 제조 기업인 DAPU와 약 400억원 상당의 공동 제품 개발 및 양산·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대학이 개발한 연구 성과물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대학 기술 사업화라는 전례 없는 실적을 거뒀다. 하이코어는 한양엔젤펀드 창업 자금을 기반으로 2012년에 설립된 신생 벤처다. 한양대는 실용주의적 학풍과 기술 기반의 창업 문화, 동문 네트워크 활성화 및 기업가 정신에 입각한 정책적 지원 등으로 지식재산 창출 및 활용의 선순환구조를 일궈냈다.
임지택기자 geetae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