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개발한 다목적실용위성 1호부터 최근 러시아 야스니에서 발사한 다목적실용위성 5호까지 모든 위성 사업을 총괄한 인물이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 복합위성사업단장이다. 이 단장을 일컬어 `우리나라 위성의 역사이자 산증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달 탐사 얘기도 이 단장이 이미 지난 2008년부터 달 탐사 등에 필요한 전략을 수립하고 준비 작업을 착착 진행해 왔던 사안이다. 이 단장은 서울대를 나와 천문우주과학연구소(국립천문대 후신)에 근무할 때만 해도 발사체 쪽에 더 가까운 우주 전문가였다. 위성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가 프랑스 유학 후부터다.
“천문우주과학연구소에 발사체와 위성을 전공한 공대생이 들어오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때 우주공학실이 신설되고 우주연구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돌아왔는데 무슨 일을 하고 싶냐고 묻기에 위성 쪽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프랑스와 위성 공동개발에 대한 욕심이 있었던 것이죠.”
이때부터 이 단장과 위성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 단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위성인 다목적실용위성 1호를 만들 때 해외 협력업체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 작성 실무 책임을 맡았다. 이 덕분에 1995년부터 1997년까지 2년간 미국 TRW에 파견돼 위성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했다.
다목적 실용위성 2호 개발에서도 이 단장은 깊숙이 개입했다. 사업 준비와 개발 전략 수립, 해외협력기관 선정부터 시스템 설계까지 관여하지 않은 일이 없다. 발사체 접속은 물론 고해상도 카메라 접속과 체계적인 총조립까지 심지어 미국의 수출통제 문제까지 나서 해결했다.
“3호를 개발 중이었는데, 갑작스레 5호 사업 책임자로 발령났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때가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11년이었습니다. 발사는 앞두고 있는데, 러시아 측이 내부 사정을 이유로 발사허가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애 간장이 탔습니다.”
일 잘하는 사람은 주변서 그냥 놔두지 않는다. 이 단장은 지난 8월 다목적실용위성 5호 발사에 성공하자마자 천리안 위성 후속으로 개발 중인 정지궤도복합위성 2호 개발에 투입됐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