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졸업생 이동우 chobokyi@gmail.com
박(博)하되 박(薄)학다식한 삶! 깊이 있되 얇게 많은 지식을 쌓는 삶! 내 인생의 표어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세상이다. 보이는 것이 많을수록 세상이 즐겁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지리에 대한 상식이 쌓일수록 국내여행이 즐거운 법이고, 스노우보드를 알고 나면 겨울이 즐겁게 된다. 이 글을 읽는 대학생 독자들도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하는 때가 있을 것이다.
전자-정보통신 분야에 대해서도 잘 알고 싶었다. 내가 공부하는 분야에서 즐겁게 일하기 바랐기 때문이다. 사실 전자신문 구독을 결정할 당시, 나는 전자 분야 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관련분야에 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오랜 기간 동안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활동을 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실 전공 분야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학생이었다.
2012년, 군복무를 포함한 7학기의 휴학을 끝내고, 3학년 2학기로 복학을 했다. 그 동안의 외도(?)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전공공부를 할 요량이었다.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전공 분야에 관한 지식과 상식이 너무 얕았기에, 관련분야 일간지를 하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재테크를 시작할 때도, 처음에는 경제신문을 읽어보라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선택한 것이 전자신문이었다.
전자신문에는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전문성 있는 일간지답게, 정치적 사회적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도 독특했다. 특히, 대선과 총선에 관한 분석을 할 때에도, ICT 거버넌스나 통신비, 인재 양성에 관한 구체적인 기사들을 통해 나로 하여금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을 길러주었다.
개인적으로 `이현덕의 정보통신부 그 시작과 끝`이 재미있었다. 당시는 내가 한국근대사에 관심이 많았을 때였는데, 정보통신 분야의 시각으로 역사를 소개하는 지면이 너무 새롭고 흥미로웠다. 보통 한국근대사라고 하면, 이념과 민주화에 관해 서술하는 것이 보통인데, 아직 아는 것이 없는 어린 내 입장에서는 놀라운 코너가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열심히 읽었지만 내용은 반도 기억이 안 난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신문을 잘못 읽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매일 매일 쏟아지는 지식들을 모두 머릿속에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내가 얻은 정보의 느낌을 알고 있고, 나중에 이를 기억해 낼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전자-정보통신 분야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될수록 전공공부가 재미있었다. 내가 어떤 회사에 왜 가야 하는지도 조금씩 감을 잡기 시작했다.
지진아 수준의 학점을 가지고 있던 학생이었지만, 신문을 읽고 전공에 관심이 생기면서 학점이 좋아졌다. 4.38의 학점을 받았을 때, `논어`의 첫 구절이 떠올랐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내가 공부한 것을 생활에서 익히고 사용할 수 있다면, 인생이 재미있지 아니하겠는가.
역시, 평소에 꾸준히 보고 들으면, 삶에 언젠가에는 쓰임이 있어 나에게 큰 즐거움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꼭 학술적이지 않아도 좋다. 음식의 맛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평소에 틈틈이 음식공부를 해두는 것도 좋다, 여행을 즐겁게 하고 싶다면, 나라와 도시를 외우고 역사를 공부하는 것도 좋다.
내가 최근 직장인이 되어 돈을 벌면서 재테크뿐 아니라, 경제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경제관련 서적들을 조금씩 읽어보고 있다. 게다가 세계여행을 제대로 해보고 싶은 꿈에, 얼마 전 프랑스어 자격을 취득하고는 스페인어 자격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내가 관심이 가는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는 것과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즐거운 인생을 위해서도 성공하는 인생을 위해서도 정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스펙을 파괴하는 열린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가 쏟아진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열린 채용은 개인이 가진 바를 틀에 구애받지 않고 살펴 창의적이고 인간성 있는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서류전형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우수한 인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 쌓았던 나만의 철학을 면접관에게 설명하며, 왜 내가 지원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은지 설득하였고, 그 결과 많은 면접을 통과했던 경험이 있다.
좋은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의 배부른 조언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위 글을 통해 대학생 후배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간단하다. 박(博)하면서도 박(薄)학다식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따라서 전공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와 함께 전공 외의 다양한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그리고 관심가진 분야를 통해 스스로가 가진 장점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나의 두서없는 글이 취업뿐 아니라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게 후배들을 도왔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