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중견기업 성장사다리 구축 방안`이 중소기업 역차별 논란을 불러 왔다. 당초 예상했던 예비 중견기업(중소기업)육성 보다 기존 중견기업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가 중견기업 지원 예산 등을 신규로 확보한 것이 아닌 전체 중소기업에 지원할 규모를 나눈다는 점에 우려 목소리가 크다.
◇중소기업 역차별 우려= 중견기업 육성 정책에 많은 기대를 했던 중소기업계는 이번 정책이 기존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염려했다. 정책은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지 않고 기존 중소기업 지원 규모를 나누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번 방안에서 정부는 매출 2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의 중소기업간 경쟁 시장 참여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연구개발(R&D) 투자 세액공제 적용대상도 3년 평균 매출 3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했다. 중견기업의 중기 간 경쟁시장 참여 확대는 기존 중견기업 시장 독점화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가구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P사가 중기 간 경쟁에 참여하면 사실상 독주가 예상 된다”며 “이미 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 이후 시장은 1, 2위 중견기업이 다 가져가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R&D투자 지원의 경우도 중견기업에 대규모 지원이 몰리면 소규모 지원을 받던 다수의 중소기업이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견기업 1곳에 100억원을 지원하면 1억원씩 지원받던 100개 중소기업 지원이 끊길 수 있다는 논리다.
◇대기업 계열사도 지원(?)= 중견기업 정책 지원 대상에 대기업 협력사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는 속하지 않지만, 이에 버금가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계열사 등이 포함되는지도 논란거리다. 현재 마련된 지원 정책으로는 기업의 선별적 지원에 대한 정책이 명확히 반영되지 않았다. 단순 매출 기준으로 성장 단계를 구분했을 뿐이다. 중소기업계는 대기업과 주로 거래하는 중견기업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하면 대기업 역할까지 정부가 대신한다는 효율적 자원배분 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독립형 중견기업의 선별적 지원을 위한 대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견기업은 정부의 `보호·지원`이 아닌 `전략적 육성` 대상”이라며 “정부가 다른 중소기업 지원 법률과 동일하게 `중견기업 특별법`을 제정한다면 방법론적 측면에서 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 → 중견기업 성장 부담 단계적 축소 방안
중견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 방안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