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와 별의 생성 및 진화과정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민영철 한국천문연구원 창의선도과학본부 책임연구원에게 별은 어릴 적 꿈이었다. 그 꿈을 평생 놓지 않고 있다. 별을 연구하는 `별박사`가 됐기 때문이다.
민 책임연구원은 별을 만드는 재료라고 할 수 있는 성간 분자를 연구하는 천문학자다. 연구는 세계에 위치한 대형 전파망원경인 최신식 `밀리미터파 간섭계`를 이용한 전파관측으로 새로운 별의 탄생과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 주변의 가스 구조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미국 그린뱅크 100m 전파망원경으로 우리은하 중심에 존재하는 암모니아 가스를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초거대 블랙홀을 향해 움직이는 새로운 가스 성운의 존재를 밝혀냈다. 민 책임연구원은 “많은 논란이 됐던 우리은하 중심의 초거대 블랙홀로 유입되는 물질의 기원을 밝혔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 책임연구원은 `무거운 별 탄생 영역에 대한 연구` 등 별에 관한 연구논문만 지금까지 80여 편이나 냈다. 현재 대학원 기본서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전파천문학` 등도 모두 민 책임연구원 저서다.
외부 은하계나 별의 탄생과 같은 천체 구조연구와 지구 지각운동, 지구 회전운동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우주전파관측망사업(KVN)을 주도했다. 이사업은 지름 20m급 대형 전파안테나로 밀리미터파까지 관측하는 프로젝트다.
민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천문학자 대부분이 참여하는 한국천문학회 회장이다. 내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제12회 국제천문연맹 아·태지역 총회(APRIM 2014) 조직위원장도 맡아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서울대 천문학과를 나온 민 책임연구원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천문학 석사,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제천문연맹(IAU) 한국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IAU 천체화학 국제심포지엄 197 조직위원장(1999), 시드니 IAU 221 조직위원(2003)과 국제 초장기선전파간섭계(VLBI)연맹 경주 심포지엄 조직위원장(2002), 아시아-태평양 천체화학 조직위원(2005) 등으로 활동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