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생님! 남편이 갑자기 쓰러졌어요!”
“심혈관이 막혔습니다.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뚫어야합니다!”
#2. “다리가 부러진 것 같아요.”
“정강이뼈 골절입니다. 뼈를 고정시키는 장치를 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고정장치는 몸 속에서 저절로 녹아 없어질 거예요.”
#3. “우리 아기가 태어날 때부터 약해요.”
“혈관과 심장이 선천적으로 기형이군요.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해 보겠습니다.”
만약 100년 전이었다면 이들 환자는 어떻게 됐을까. 아마 혈관이 막혀 피가 통하지 않아 수술 과정에서 목숨을 잃거나, 부러진 뼈를 회복시키기 위해 긴 시간 불편한 몸으로 누워있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사람의 몸을 이루고 있는 인체조직이 노화나 질병, 사고에 의해 손상을 받으면 손상 조직 및 장기를 인공소재로 대체하거나 조직 및 장기를 재생, 인체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 산하 생체재료연구단(단장 석현광 박사)에는 15명의 각 분야 최고 석학이 모여 이러한 연구를 주도한다. 연구단은 손상 조직이나 장기를 대체하는 인공소재 연구팀,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 조직과 장기를 재생하는 연구팀, 질환인자를 초고감도로 모니터링하는 연구팀으로 나뉘어 서로 긴밀히 협조해 생체용 신소재와 치료용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조직이나 장기 즉, 뼈와 신경, 혈관 등이 손상되면 어떻게 치료할까. 골 결손부 치료 기술을 예로 들면, 환자 자신의 체내에서 다른 정상 부위 뼈를 채취해 결손부에 이식하는 자가골 이식과 다른 사람의 동종골을 이식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자가골 이식은 치료할 부분 이외의 정상부위를 손상시킨다는 단점이 있고, 타인의 동종골을 이식하는 방법은 이식해줄 사람을 찾기 어려운 점과 이식 과정에서 면역반응이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결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과학기술자들은 인간의 본래 생체 조직 및 장기를 완벽히 대신할 수는 없어도 형상 및 기능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대신하는 인공적인 재료인 `생체재료`를 고안해냈다. 이러한 생체재료로는 치과 보철물에서부터 인공 뼈, 인공심장 판막, 맥관스텐트, 인공혈관, 인공혈액 등 다양하다.
인간이 처음으로 인공 생체재료를 사용한 것은 언제일까. 생체재료 중 시장 규모가 가장 큰 금속을 최초로 생체용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약 200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인체 내 금속 보철물을 처음 사용한 것은 1827년 뉴욕의 한 외과의사가 골절된 상박골을 은으로 된 강선으로 고정시킨 사례다. 이후 1900년대부터 Ni-Cr합금이나 Co-Cr합금 등 내식, 내열 금속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고 1910년대에 이르러 스테인리스강이 개발되어 대중화 되었다. 현재에는 △스테인리스강 △코발트 합금 △타이타늄 합금 등을 생체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 재료들은 강도, 피로저항성, 성형가공성이 우수해 인공고관절 및 무릎관절, 각종 플레이트 및 스크류, 척추추간판 고정기구, 치과용 임플란트, 심혈관용 스탠트 등의 핵심 부품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인공생체재료는 대부분 조직과 물리적 성질이 완벽히 같을 수는 없기 때문에 체내에 장기적으로 존재하게 되면 알러지나 염증, 통증, 주변 조직 약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최근에는 체내 이식 후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녹아 없어짐으로써 이러한 부작용이 제거되고, 손상조직 복원 후 의료기기를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 없는 생체분해성 금속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KIST의 생체재료연구단은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 및 필수 미네랄을 이용해 제조된 고강도·저분해속도의 녹는 금속을 개발해 한국식품안전의약품처로부터 임상허가 승인을 받는 등 세계적 리딩 그룹으로 해당 분야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조직 재생 기술을 이용한 `X-Cancer 생체조직 장치`의 관련 시장 규모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