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재벌기업 경영권 승계 `좋은 선례` 만들어야

삼성 사업구조 개편·경영 승계 가속화

재계는 삼성의 사업 구조개편을 통한 경영권 승계 움직임에 대해 우호적이다. 삼성의 최근 행보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좋은 선례가 될 것이란 점이다.

성공적으로 경영권 이동이 이뤄질 경우 다른 많은 기업들이 중요한 전략으로 적극 벤치마킹에 나설 수도 있다.

다만 그동안 경영 승계 과정에서 문제가 나타났던 데에는 높은 세금(상속·증여세)이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중소기업계도 재벌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특정 회사 일감몰아주기 등의 폐습이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는 요청이다.

모 대기업 관계자는 “사채 발행 등 금융을 이용하지 않고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이 글로벌기업으로서의 우리 산업계에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 대한 국민의 반응에도 대기업들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반응이 우호적이라면 많은 대기업들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주요 방법으로 검토할 전망이다. 상속증여세를 적게 내기 위한 편법도 많이 사라질 것이라는 신호도 들린다.

경영권 승계와 연계해 상속증여세에 대해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재계 목소리도 나온다. 현금이 많지 않은 대기업 입장에서는 투명한 방법을 택했다가 자칫 경영권을 외국기업 등에게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 상속증여 과정에서 나타났던 여러 문제의 원인으로 세금을 빼 놓을 수 없다”며 “높은 상속증여세가 복잡하고 비밀스럽게 경영권을 승계하도록 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계는 재벌기업의 투명경영 확산의 계기로 삼아달라는 주문이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대기업 경영이 투명해져야 `일감몰아주기`와 같은 문제점이 사라지게 된다. 내부거래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우량 중소기업이 계속 등장한다”며 “대기업들이 주력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높이고 그렇지 않은 분야는 중소기업에게 시장을 이양하는 그런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장기적으로 재벌가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의 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특정 인맥이 아닌 외국인 등 실력 있는 사람을 경영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회사는 소유하되 경영은 외부 전문가에게 맡겨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