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다크호스`가 대륙의 다크호스를 저지하고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의 세계 최강팀으로 등극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100만달러(약 11억원) 상금도 거머쥐었다. 내년 롤드컵 결승전을 한국에서 개최하려는 노력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4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한국의 SK텔레콤 T1이 중국 로얄 클럽 황주를 상대로 단 1점의 세트스코어도 내주지 않고 완벽하게 우승했다.
◇이견 없는 `완벽한 승리`
양팀 모두 각각 올해 시즌에서 막강한 기존 팀들을 제치고 부상한 다크호스란 점에서 결승전에 전 세계 관심이 쏠렸다. SKT는 올해 창설한 새내기팀이지만 지난해 준우승팀인 한국의 나진 블랙 소드를 4강전에서 꺾는 괴력을 과시했다. 중국의 로얄 클럽 황주는 4강전에서 1회 롤드컵 우승팀인 유럽 프나틱을 격파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SKT는 총 다섯번 경기 중 첫 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이끌어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로얄 클럽이 팽팽하게 맞서 역전을 거듭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으나 T1이 잇달아 상대 선수들을 잡아내며 빠르게 제압했다.
세 번째 경기는 로얄 클럽의 강력한 반격을 기대했으나 예상보다 쉽게 SKT가 우승 깃발을 잡았다. 결국 로얄 클럽은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하고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국민 스포츠로 성장하는 도화선 될까
한해 시즌을 마무리하며 세계 최강팀을 가리는 롤드컵에서 한국이 우승한 것은 총 3회에 걸친 대회 중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지난해 처음 롤드컵에 참가했으며 아주부 프로스트가 대만 TPA와 경합해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해 창설한 SKT T1이 단숨에 세계 최강 자리를 꿰찼고 지난해 순위에 없었던 중국 로얄 클럽 황주가 2등을 하면서 지각변동이 일었다.
라이엇게임즈와 국내 e스포츠 관계자들은 이번 롤드컵 경기가 e스포츠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일반 스포츠와 동등한 문화로 자리잡는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봤다.
미국 서부 스포츠의 `성지`로 불리는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지난 1999년 완공 이래 처음으로 대형 e스포츠 경기가 열린 것만으로도 앞으로의 저변 확대에 대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이다. e스포츠 역사가 짧은 미국에서 1만2000명 유료 관람객이 참여해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 것도 고무적이다.
한국은 100만달러 상금을 거머쥔 세계 최강의 리그 오브 레전드팀이 탄생함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팀 창단과 기업 참여로 산업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고 국민 여가 문화로 정착하는 데 큰 힘이 실릴 것으로 예측된다.
로스앤젤레스(미국)=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