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품 산업 저력 재확인한 시텍 2013

`일본 부품, 살아 있네~`

5일 지바현 마쿠하리메세에서 막을 내린 `시텍 2013`은 일본 전자부품 산업의 저력을 새삼 깨닫게 만드는 자리였다. 로옴을 비롯해 무라타와 교세라, TDK, 알프스전기 등 내로라하는 일본 부품 업체가 대형 부스를 세우고 관객의 눈을 끌었다.

로옴이 개발한 고체수소 충전 시스템. 이 제품은 시텍 2013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코어테크놀러지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로옴이 개발한 고체수소 충전 시스템. 이 제품은 시텍 2013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코어테크놀러지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대표적 제품이 로옴의 고체수소 연료전지다. 고체 수소를 물과 반응시켜 전기를 얻어 전자제품을 충전하는 장치다. 손톱만한 크기의 고체수소 하나면 스마트폰 한 대를 완전히 충전한다. 휴대용 부탄가스 모양의 고체수소 카트리지는 32인치 LCD TV를 3시간 이상 볼 수 있는 전기를 만든다. 이 제품에서 쓰는 고체 수소는 불을 붙여도 타지 않아 안전성까지 갖췄다.

로옴의 무전원 스위치도 신기했다. 배터리가 없어도 스위치를 누르는 힘에 의해 전기를 일으키는 제품이다. 전원 스위치뿐만 아니라 각종 전자제품 리모컨에도 적용 가능하다. 밤에 리모컨으로 보고싶은 채널을 찾다가 배터리가 떨어져 낭패를 겪는 일이 사라질 전망이다. 로옴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칩 저항과 다이오드를 선보였다. 각각 기존 제품보다 크기를 56%와 55% 줄였다. 스마트폰처럼 크기가 중요한 제품에 안성맞춤이다.

교세라의 압전세라믹 기술을 활용한 초박형 스피커도 관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필름 형태에 두께는 1㎜에 불과하지만 어지간한 PC 스피커보다 실감 나는 사운드를 냈다. 교세라는 진동만으로 소리를 깨끗하게 전달하는 스마트소닉헤드폰도 출품했다.

콘덴서 명가 무라타는 세계 최소형 제품을 잇달아 내놨다. 가로 0.25㎜, 세로 0.125㎜ 크기를 뜻하는 0201 페라이트를 개발했다. 무라타는 웨어러블 PC용 수정 부품도 전시했다. 이밖에 TDK는 기판을 내장한 박막커패시터, 알프스전기는 운전자의 시선을 파악해 위험을 예측하는 바이탈센싱모듈로 기술력을 뽐냈다.

로옴 관계자는 “시텍은 세트뿐만 아니라 부품업체가 다수 참가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최근 한국 전자업체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일본 부품 업계의 관심과 지원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부품 업계와 달리 세트 쪽은 이렇다 할 신제품을 찾기 어려웠다. 소니와 파나소닉, 도시바 등은 4K TV에만 집중했다. 스마트폰 역시 소니 외에는 구색 맞추기 정도에 그쳤다. 오히려 중국 화웨이가 전시장 중앙에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전략 제품 `어센드P6`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

도요타는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2인승 전기차 `아이로드(i-Road)`를 들고 나와 큰 관심을 모았다. 도요타는 본사 소재지 도요타시 인근에 아이로드 시범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바(일본)=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