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 고효율 발전기 터빈 시장 석권

8일 충청남도 당진시 부곡산업단지 소재 GS EPS 당진복합화력을 찾은 토마스 하게돈 지멘스 부사장(왼쪽)과 조기환 GS EPS 처장이 아시아 최초로 이양한 H클래스 터빈 앞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8일 충청남도 당진시 부곡산업단지 소재 GS EPS 당진복합화력을 찾은 토마스 하게돈 지멘스 부사장(왼쪽)과 조기환 GS EPS 처장이 아시아 최초로 이양한 H클래스 터빈 앞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발전설비 제조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지멘스가 가스터빈 시장을 선점하는 모양세다.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화력발전소 확대 기조가 유지되면서 고효율 가스터빈이 국내 발전사업자 입맛에 맞았다는 분석이다.

10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지멘스는 한국시장에서 2015년까지 총 8기의 H클래스 가스터빈 수주를 확보했다. 이는 최근 2년새 국내 복합화력발전소 주기기 입찰의 약 60%에 달하는 물량이다. 또 지멘스가 단일국가에서 기록한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지멘스는 H클래스 가스터빈 출시 후 세계에서 총 24기의 수주에 성공했다.

발전업계는 H클래스 가스터빈의 성공 비결로 높은 효율을 꼽는다. 지멘스는 지난 2011년 효율 60.75%의 H클래스 가스터빈을 출시해 업계 최초로 효율 60% 벽을 넘었다. 가스터빈업계에서 일종의 벽으로 여겨져 온 수치다. 가스터빈 효율 상승은 곧 발전소 영업이익 증가를 의미한다. 고급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는 복합화력발전소는 가스터빈 효율 상승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더욱 크다. 지난 8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H클래스 가스터빈을 이양받아 가동에 들어간 GS EPS 당진3복합화력발전소는 발전운영기간 동안 470억원의 연료비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H클래스 터빈을 사용한 3호기가 기존 2호기 대비 2.36% 효율이 높은데 발전소 측은 0.1% 효율 상승으로 20억원의 비용절감이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조기환 GS EPS 당진복합화력 3호기 처장은 “H터빈은 효율이 높고 발전소 규모에 따라 맞춤형 설계가 가능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유지보수 기간에도 신뢰성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내 발전업계에 신뢰를 쌓은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멘스도 한국을 전략시장으로 분류하고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 등 주요시장 수요가 감소하는 반면 국내 시장은 전력위기로 대규모 발전소 신규 건설이 예고돼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27년까지 석탄화력, LNG 복합화력으로만 1580만㎾를 신규 공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복합화력발전소의 효율이 화력발전보다 10% 이상 높은 반면 공해가 적고 착공 후 28개월이면 전력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8일 당진복합화력발전소를 찾은 토마스 하게돈 지멘스 아태지역 가스터빈 솔루션 부사장은 “향후 3년내 한국에서 4GW 규모 복합화력발전 주기기 입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멘스 H터빈은 발전소설계에 따라 유동적 조합이 가능하고 효율이 높아 한국 발전기업에 최상의 성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