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새 연준 의장에 재닛 옐런 현 부의장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새 의장에 재닛 옐런 현 부의장이 확정됐다. 금융당국은 Fed 정책기조가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란 예상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9일(이하 현지시각) 벤 버냉키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옐런 부의장을 차기 의장에 공식 지명할 예정이라고 백악관 당국자가 8일 밝혔다. 옐런 부의장은 의회 인준 절차까지 통과하면 내년 1월말로 임기가 끝나는 버냉키 의장의 뒤를 이어 4년간 직무를 맡게 된다.

연준 사상 최초의 여성의장에 지명된 옐런은 지난 1979년 취임한 폴 볼커 전 의장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원 의장이 되고, 부의장이 의장으로 승진하는 첫 사례로도 기록된다.

연준 의장직은 `세계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자리로, 세계 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다. 특히 최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가 회복세 속에서도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연준이 제3차 양적완화의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가운데 옐런이 어떤 정책을 펼칠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옐런이 지난 2010년부터 버냉키 의장과 함께 양적완화 시행을 주도했기 때문에 연준의 현행 금융·통화 정책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벤 버냉키 연준 의장과 마찬가지로 옐런 차기 의장이 양적 완화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식으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의 후임에 옐런 부의장이 될 것이라는 것이 예상된 결과라는 점도 세계 금융 시장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옐런 부의장은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뒤 하버드대 조교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코노미스트를 거친 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교수로 활동하면서 학자로 이름을 떨쳤다. 이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에 이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7년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았고,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로 근무한 뒤 지금까지 연준 부의장으로 활동하면서 무려 10년간 통화·금융 정책을 다루고 있다. 물가보다는 고용 쪽에 더 신경을 쓰는 이른바 `비둘기파` 인사로 평가된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