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가정에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태양광발전, 연료전지가 초기 시장을 열었다면 최근에는 보일러와 발전기를 결합한 제품이 등장하면서 전력 자급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가정 내 필수 설비인 보일러에 발전기를 결합한 상품은 향후 시장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전력난 해소, 여름철 가스 수요 창출 등 장점이 많아 초기 시장을 여는 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보일러는 가정용 보일러에 발전기를 결합한 `스털링-CHIP 보일러`를 개발하고 실증에 들어갔다. 경동보일러는 지난 2009년 스털링-CHIP 보일러 기술개발 국책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초소형 스털링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
경동보일러는 최근 스털링 보일러 개발에 성공,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 실증에 들어갔다.
개발 제품은 1㎾급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30%를 공급할 수 있다. 스털링 엔진을 접목한 가정용 보일러는 송전 손실을 줄이고 여름철 냉방 수요를 LNG로 대체할 수 있어 전력난 해소에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다. 스털링 엔진 제조기술은 일본 등 일부국가 기업만이 보유하고 시장을 선점해 왔다.
국내 보급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소 높은 제품 가격이 보급 확대 걸림돌이다. 현재 1㎾ 제품 가격은 1200만원 수준이다. 가정용 연료전지 1㎾를 구축하는데 6000만원이 투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경제적이다. 하지만 연료전지와 달리 보조금 등 설치에 필요한 지원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초기 시장 형성에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일러업계는 대안으로 내연기관(ICE)을 이용한 열병합발전 보일러에도 관심을 둔다. 외연기관인 스털링 엔진보다 가격이 낮은 ICE를 접목한 보일러 수요가 일본을 중심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 기술을 국산화하면 보일러와 1㎾급 발전기를 결합한 제품 가격을 약 400만원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에너지기술평가원이 `내연기관을 이용한 가정용 열병합 발전시스템(ICE micro-CHP) 개발` 주관기관 선정 공고를 내면서 국내 보일러업계에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이 연출되고 있다.
보일러업계 관계자는 “현재 연료전지와 스털링·내연기관 방식이 가정용 열병합 발전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스털링과 ICE 방식은 기존 보일러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일러업계가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삼고 투자를 집중하는 분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
최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