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카인포테인먼트 업체 하만인터내셔널(HARMAN International)이 한국에 2억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한다. 급성장하는 한국 고급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사친 라완데 하만인터내셔널 인포테인먼트부문 사장은 10일 본지와 만나 2017년까지 한국에 2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라완데 사장은 “한국은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 허브 국가이며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면서 “급성장하는 한국 럭셔리카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우선 내년까지 1억달러를 투자해 제조설비를 확보하기로 했다. 공장을 직접 짓는 대신 기존 설비를 인수해 개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업체는 지금까지 제품을 수입했으나 제조설비를 확보하는 대로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이후 3년간 단계적으로 1억달러를 투자해 제조설비를 추가로 확보하는 한편 연구개발(R&D)센터도 건립한다. 특히 현재 판매 및 마케팅 위주인 하만코리아(대표 김한준) 조직을 R&D와 제조, 구매까지 총괄하는 `풀 오퍼레이션 캐퍼빌리티` 조직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120명 수준인 직원 수를 700~800명으로 대폭 늘린다. 1500억원 수준인 한국 지사 연매출도 5000억~6000억원으로 4배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한국 내 고급차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 쌍용차 등 국산차 고급모델은 물론이고 수입차가 대부분 하만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올해 출시됐거나 출시가 예정된 아우디 A8와 BMW 7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 하만 시스템이 탑재됐다. 하만은 한국 내수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현재 10% 초반대에서 수년 내 25%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1953년 설립된 하만인터내셔널은 고급차 인포테인먼트 시장의 99%, 프리미엄 카 오디오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카인포테인먼트 및 카오디오 전문업체다. 작년 글로벌 매출은 43억달러(약 4조6000억원)다.
단순 카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넘어 지능형 주행보조시스템(ADAS)과 커넥티드 시스템, 스마트폰 연동, 차량 보안, 클라우드 서비스 등 차량IT 융합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애플, 구글과도 자동차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라완데 사장은 “하만은 모든 고급차 브랜드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납품하는 세계 최고 기업”이라면서 “한국 IT 업체와도 협력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