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W 혁신전략에 혁신은?

혁신의 사전적 의미는 묵은 풍속·관습·조직·방법을 완전히 바꿔 새롭게 함이다. 정부의 SW 혁신전략에 기대가 컸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뿌리 깊게 자리잡은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바꿔줬으면 하는 업계의 바람이 있었다. 그만큼 SW 생태계는 곪을 대로 곪았다.

[기자수첩]SW 혁신전략에 혁신은?

며칠 전 SW 혁신전략이 발표됐다. 폭넓게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대체로 혁신전략이라 하기에는 무리라는 반응이었다. 혁신이라는 단어 때문에 너무 기대가 컸다는 우스개도 나왔다.

유난히 뼈아프게 다가온 지적은 “실태 조사도 없는 대책이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다. 정확한 문제 파악 없이 제대로 된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실태조사 혹은 통계에 대한 대책은 고작 한 줄에 불과했다. “SW정책연구소와 SW기술연구소가 통계조사를 수행한다”는 내용뿐이다.

정부가 가장 공을 들인 인력양성 대책에 대해서도 쓴 소리가 이어졌다. 인력양성이 우선순위라는 데부터 불만이 많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력양성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1년 앞을 걱정해야 하는 기업에는 너무 `먼 얘기`라는 지적이다. 중장기 대책과 더불어 단기적이고 현실적인 방안도 함께 제시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SW 기업 한 대표는 “대학교 인력양성을 위해 가장 시급한 대책은 대학교 교수 평가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며 “논문이 대학교 교수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는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지적을 들었지만 가장 실망스러운 반응은 `무관심`이었다. “별 내용이 없을 줄 알았다”라든가 “무슨 대책이 나오든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대답이다. 그동안 발표된 SW 정책에 여러번 실망한 탓이다. 심지어 SW혁신전략 자체를 모르는 SW 기업도 있었다.

정부 정책이 모두에게 환영 받기는 힘들다. 하지만 적어도 과반수 이상의 SW 기업에는 환영을 받아야 제대로 된 정책이다. 발표된 정책은 되돌릴 수는 없다. 이제 정부가 할 일은 하나다. 앞으로 내놓을 세부 정책에서라도 업계의 기대와 희망을 제대로 담은 안을 내놓아야 한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