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에너지를 전기줄 없이 전송하는 `무선전력전송`은 무선통신에 이어 산업과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몰고 올 기술이다. 상용화되면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 전기를 필요로 하는 각종 전기전자제품의 손쉬운 충전은 물론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지역까지 원격으로 전력 공급이 가능해진다. 또 우주 태양광 발전 등 꿈같은 일을 현실로 이룰 수 있다.
박영진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기정보망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무선전력전송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다. 특히 그는 무선 전력전송의 여러 분야 중에서 공진(resonance)을 이용한 `공진형 무선전력전송 시스템`을 집중 연구개발하고 있다. 박 책임연구원은 “송신과 수신기의 배열에 상관없이 일정 범위 내에서 높은 전송 효율을 나타내는 공진 원리를 이용하면 무선전력전송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1년 5월 일본 교토대에서 열린 IEEE의 무선전력전송 국제회의에서 공진을 이용한 무선충전 기술에 관한 논문을 발표해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 논문을 통해 근거리 무선전력전송 기술 상용화의 가장 큰 장애요소인 전력 전송의 방향성에 대한 해결 방법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이론에 그치지 않고 올해 초에는 공진 방식의 차세대 모바일 무선충전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여러 모바일 기기를 동시에, 패드 위치에 제한 없이(free positioning) 충전할 수 있다. 기존 전자기 유도 무선충전 방식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관련 산업계는 전자기 유도 기반의 무선충전 방식과 함께 모바일 무선 충전 시장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0년에는 저전력·초소형·초정밀 위치인식이 가능한 `초광대역 임펄스 무선통신 및 측위기술`을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박영진 책임연구원은 “무선 에너지 전송기술은 모바일 기기와 로봇, 전기차 등 이동성이 중요한 전자기기와 운송수단의 충전 분야를 포함해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무선통신 및 인터넷에 버금가는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