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창업 지원을 위해 대한민국 엑셀러레이터가 움직인다. `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 기여도가 높아 창조경제 실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국내 전문가와 컨설팅 등 소극적이었던 예전과 달리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멘토링 등으로 적극적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젠 누구나 세계적 수준의 컨설팅과 해외 네트워크를 연계한 현지화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 벤처기업이 내수시장 중심에서 벗어나 `글로벌 DNA`가 확산되고 글로벌 스타 벤처기업이 탄생하는 기반이 마련돼 국내 벤처·창업 생태계를 한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미 창업 선진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생태계 허브가 있다. 미국 뉴욕의 `제너럴 어셈블리`,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Y컴비네이터`와 `500스타트업스`, 영국 런던의 `시드 캠프`, 싱가포르의 `JFDI` 등이 대표적이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함께 모여,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며, 멘토와 투자자를 만나 성공에 한 발 다가선다. 트위터, 에어B&B, 드롭박스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다수의 스타트업들이 그 수혜를 입었다. 강력한 네트워크를 통해 한 번 실패하더라도 제2, 제3의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움직임이 발빠른 곳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다. 재단은 올해 초 스타트업 컨퍼런스 `SXSW2013`에 국내 7개 스타트업을 이끌고 참가해, 세계 각지에서 온 기업·투자자는 물론 국내외 주요 미디어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제 2회 스타트업 네이션스 회의에 국내 대표로 초청받아 참석했다. 스타트업 네이션스 회의는 각국 창업 생태계를 이끄는 정부와 민간 대표가 모여 성과와 경험을 공유하고 상호간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글로벌 창업계의 정상 회담이다. 2012년 캐나다에서 처음 열린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은 각국 창업 생태계를 이끄는 정부와 민간의 대표가 모여 그동안의 성과와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글로벌 창업계 정상회담 격 행사다.
더 나아가 재단은 `스타트업 네이션스 서밋 2014`(Startup Nations Summit 2014) 등의 국제 대회를 한국으로 유치했다. 행사를 유치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인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이나리 기업가정신센터장은 “각국 대표들이 한국의 뜨거운 창업 열기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며 “내년도 행사 개최는 한국이 글로벌 창업 생태계의 핵심 고리 역할을 맡는 주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큰 움직임도 있다.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센터장 오덕환)는 벤처기업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비롯해 2013년 글로벌 창업 전문 컨설팅 지원 사업공고를 내고 B2G 스타트업 양성 지원에 본격 나섰다.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는 국내 벤처기업이 창업 초기부터 협소한 내수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나가는 활주로 역할을 하기 위해 발족한 전문 지원기관이다. 사업 영역 또한 예비 창업자와 성장벤처, 서비스 및 기술 기반 벤처를 폭넓게 아우른다.
예비 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B2G 아카데미와 B2G 멘토링, B2G 유니버시티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나아가 해외 진출 성장벤처의 경우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의 글로벌 파트너십(GP) 전영역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 특히 초기 벤처기업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의 경우, 글로벌 시장 핫 이슈 기술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의 경험과 노하우를 예비 창업자 및 창업초기기업, 벤처기업 등에 전수함으로써 기업 성장 촉진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엔터프라이즈 및 컨수머용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빅데이터, e/M-커머스, 소셜, 보안, 게임, 결제, UI/UX 등 ICT 전 분야를 아우르는 멘토단 풀이 구성돼 있으며, 추가적인 멘토 지원도 상시 접수받고 있다.
양창준 글로벌창업지원센터 사업기획팀장은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는 우선 국내에서의 좋은 아이디어, 인력, 기술을 발굴하고 이들이 글로벌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역할”이라며 “나아가 충분히 내실을 다진 벤처기업들에게는 해외 시장과 원활하게 연계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8월 공식 출범한 스파크랩은 올해 3월의 제1회 데모데이와 6월의 넥스트 컨퍼런스를 통해 스파크랩의 네트워킹과 인큐베이팅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실례로 지난 9월에 열린 `스파크랩 세컨드 클래스(SparkLabs 2nd Class)`에는 국내 뿐만 아니라, 싱가폴의 `트렉인베스트`와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사업을 시작한 `레터럴`과 `아이베이비박스` 등 해외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들이 지원하여 많은 눈길을 끌었다. 최근 스파크랩에는 트위터에 인수된 바 있는 소셜 디스커버리 기업 스핀들(Spindle)의 창립자 겸 기업가 팻 킨셀과 삼성전자의 스마트 TV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타이 하마드 테일러를 포함한 12명 이상의 세계 각지의 기업가, 기술전문가, 혁신가 등이 스파크랩의 멘토로 합류 한 바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