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산업위, 에너지 공기업 부실 업무 질타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산하 에너지 공기업 부실 업무문제가 집중 제기됐다. 특히 정부가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한국형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이 다른 외국사제품을 불법 복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14일 산업위 국정감사에서 전정희 민주당 의원은 “세계에서 5번째로 EMS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다는 한국형EMS는 사실상 실패작이며 다른 회사 제품을 불법 복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한국형EMS의 화면과 모 회사의 화면을 분석한 결과 영문을 한글로 바꾸고 일부 화면 색깔만 달라 복사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산업부가 즉각 한국형EMS 문제 관련자들을 문책하고 지난 10년간 비정상적으로 운영된 EMS를 복원하기 위한 검증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국형EMS는 8000만㎾ 규모의 전력을 안전하게 운영하는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송전선 상태를 제대로 감시토록 EMS 기능을 복구하라”고 전 의원은 강조했다.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7월부터 많은 관심을 갖고 내용 살펴왔다”며 “다만 이게 복사됐는지 안됐는지는 우리도 알 수 없어 이는 개발자의 몫”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매년 겪는 전력대란이 정부의 전력 수요예측 실패와 적기 공급능력 확충 실패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한표 의원은 “지난 2006년 정부가 발표한 3차 전력수급기본계은 지난해 최대전력수요 6712만㎾로 예측했으나 최대수요는 7429만㎾로 717만㎾의 수요예측 오차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2월 발표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지난 여름 최대 전력수요를 7899만㎾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8008만㎾를 기록해 109만㎾의 오차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정책실패로 인한 피해를 납세자들이 세금으로 지원하는 상황을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발전기 정지 시 전력당국의 미흡한 대처와 입찰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완주 의원은 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남부발전 부산복합 6호기 발전정지 상황보고`자료를 토대로 전력당국이 사고은폐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전력당국의 주먹구구식 정책과 무리한 전력수급, 그리고 발전사의 보신주의와 은폐, 상식을 벗어난 사고대처가 국민 불신을 불러왔다”며 “향후 입찰시장의 투명화와 고장 시 보고은폐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안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은 6차 전력수급계획이 민자발전을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이전에 전력수급에 큰 피해를 끼쳤던 업체들이 대거 참여한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전력수급계획에 참여했다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민간발전사에 아무런 제재수단이 없다”며 “강력한 제재수단을 만들고 마치 `아파트 딱지`처럼 프리미엄을 붙여 거래하는 사업권 양도양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