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추가 대응 나서도 실익 없다.` 특허 전문가 4인에게 오바마 행정부의 자국기업(애플) 편들기에 대해 질문한 결과다. 금지대상 품목(갤럭시S·갤럭시S2)에서 알 수 있듯이 삼성 주력제품 주기가 짧아, 오바마 행정부 지원에도 애플이 챙길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함윤석 로하트만햄앤버너(LHHB) 대표 변호사는 “애플이 삼성 갤럭시S4를 특허침해 제품 목록에 추가하려고 했지만 산호세 법원에서 거부했다”며 “애플이 갤럭시S4에 대해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려면 새롭게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결국 최신 제품 판매에 영향을 주는 것은 쉽지 않다”고 단정했다. 함 변호사는 산호세 법원이 애플 요청을 거부한 배경으로 갤럭시S4가 최신 제품으로 증거 제시 절차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점과 증인 확보와 판매·마케팅 정보를 공개하는데 있어 삼성전자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고 전했다.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도 최근 결론난 소송이 2011년 8월 5일에 제기됐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양사 모두 더 이상 소송이 상대방을 압박하거나 마케팅과 주가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대표는 애플 부품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차질을 빚으며 삼성 의존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추가 공격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가 최신 출시 모델에 대해서는 특허 회피를 마쳤고, 이 점을 애플도 잘 알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민승욱 아이피큐브파트너스 대표는 “애플이 제기한 콘셉트나 디자인 특허를 이미 삼성은 회피 설계를 끝냈다”며 “다른 소송이 아니라면 동일한 논리로 소송을 연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이 특허를 통한 보호주의 등 특허 소송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강민수 대표는 “표준과 상용특허를 다르게 취급한다는 것은 명분일 뿐 팔은 안을 굽는다는 진리를 확인시켜 준 결정”이라고 말했으며 이호 HLP인테그레이션 한국지사장도 “미국 특허 소송에서는 `홈 어드밴티지(자국 기업 배려)`를 예상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해줬다”고 설명했다. 함 변호사는 “표준특허 침해를 빌미로 경쟁사 제품을 시장에서 몰아내는 것은 프랜드(FRAND) 원칙에 어긋난다는 기준이 명확해졌다”며 “표준특허를 보유한 기업은 ITC 제소보다는 특허 라이센스 계약 체결로 로열티를 받아내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 대표는 “앞으로 콘셉트나 인터페이스 등 광범위한 특허 발굴이 필요하다”며 “미래지향적인 특허 범위 선정과 관리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오바마 행정부의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거부권 행사 반응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