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의 최강자`, `랜드로버의 상징`으로 불리며 지난 65년을 달려온 `디펜더(Deffender)`가 2015년 12월을 기점으로 여정의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에디션 라인을 보유하며, 그 다목적성과 강인함으로 꾸준히 사랑받아온 랜드로버의 역사이자 전통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 비즈니스 리뷰(ABR; Automotive Business review)는 지난 9일(현지시간) "67년을 이어온 아이콘이 사라진다"며 디펜더의 단종에 대한 재규어-랜드로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사이트인 오토블로그 또한 ABR의 내용을 인용, 지난 10일(현지시간) "2017년으로 예상했으나 2년이 당겨졌다"며 디펜더의 생산중단 소식을 기정사실화했다.
생산 중단 배경으로 지목된 건 높아져가는 환경에 대한 요구와 안전성 등에 대한 세계적 규제 강화다. 실제로 미국은 디펜더가 탑승자 안전 및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에 미달된다는 이유로 1997년 수입을 금지했다.
여기에 실용성과 첨단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도 한 몫 했다. 최근 붐처럼 일고 있는 CUV의 출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용성과 소형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아지면서 디펜더가 내세우는 강인함과 남성성, 투박하지만 강렬한 모습은 시대적 흐름과는 사뭇 다른 길을 걸어왔다. 이 같은 상황들이 회사로 하여금 생산 중단 결정을 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관계자는 이런 소식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아이콘화된 모델을 쉽사리 없앨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수입되는 차종은 아니지만, 단종에 대한 어떤 언급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ABR과의 인터뷰를 한 재규어-랜드로버 대변인 또한 "디펜더를 잇는 새로운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현재의 디펜더와 같은 형태는 아닐 것"이라고 말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에 매체들은 지난해 LA오토쇼에서 랜드로버가 선보인 DC100과 같은 `비치버기(beach-buggy; 모래사장용 소형자동차)` 스타일의 새로운 모델(디펜더2)의 등장을 예견하기도 했다.
결국 2015년 12월이 현존 디펜더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함께 디펜더 이름을 물려받을 새로운 아이콘의 등장 또한 기대해 볼만 하다.
오준엽 RPM9 기자 i_eg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