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상품은 홈쇼핑 업계의 효자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불황으로 소비 침체가 지속되면서 안마의자, 정수기 등 고가 상품을 당장 구매하는 것보다 `장기간 대여` 형태로 구매 비용을 나눠 지급하려는 소비자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렌털상품 판매 방송 편성 비중을 늘리고 한편으로는 제품 다양화에 박차를 가하며 `금맥` 캐기에 힘을 쏟는다.
최근 현대홈쇼핑, GS샵, NS홈쇼핑 등 주요 홈쇼핑 업체가 판매하는 렌털상품군 거래액이 급증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초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이달까지 1200억원에 달하는 렌털상품 거래액을 기록했다. 정수기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했던 지난 2011년 연 거래액이 5억원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흙침대를 신제품으로 선보인 올 1월에는 한 달 새 무려 130억원을 웃도는 거래액을 기록했다. 62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렌털상품 연 거래액을 갑절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임현태 현대홈쇼핑 마케팅팀장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홈쇼핑 업계는 물론이고 대형마트·오픈마켓에서 다양한 렌털상품을 선보이는 추세”라며 “올해 연 거래액 16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홈쇼핑은 제품 다양화를 추진하며 고객 확보에 주력했다. 경쟁사가 주요 렌털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안마의자, 정수기, 흙침대는 물론이고 최근 캠핑용품, 라텍스 매트리스까지 판매 제품군을 넓혔다. 회사는 10개 수준인 렌털상품 수를 연말까지 식기세척기, 보일러, 승마운동기, 디지털 피아노, 금고 등 20개로 늘려 200회 이상 판매 방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GS샵은 지난해 30만건에 달하는 렌털상품 상담전화 수를 기록했다. 회사가 정수기를 앞세워 렌털시장에 뛰어든 지난 2007년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렌털상품 사업 거래액은 전년 대비 갑절로 늘었다. 안마의자가 명절 선물, 어버이날 선물 등으로 각광받으며 판매량이 급증한 덕분이다. GS샵 안마의자 판매 방송은 매회 1000건을 웃도는 상담 전화 수를 기록하고 있다.
강원형 GS샵 레저렌탈팀장은 “경기 침체에 따라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렌털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며 “연말까지 렌털상품 판매 방송 편성 비중을 지난해보다 10%가량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NS홈쇼핑은 올해 진행한 렌털상품 판매 방송 비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안마의자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회사가 이달까지 기록한 전체 렌털상품 거래액 가운데 안마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6%에 달한다. 53%를 기록한 지난해 동기보다 33%포인트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렌털상품은 사용방법이나 제품규격을 소비자에게 자세히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TV홈쇼핑이 가장 적합한 유통 채널”이라며 “홈쇼핑 업계가 잇따라 제품을 다양화하고 방송 편성 시간을 늘리고 있어 앞으로 렌텔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