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인재 한국으로 유입해야 `본 글로벌` 가능하다"

우리 나라도 외국 우수 인력과 기술이 보다 쉽게 국내로 유입될 수 있도록 미국· 칠레 등에서 시행하는 비자 요건 완화와 같은 정책적 선례를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인종, 국적, 배경이 다양한 사람이 유입되는 환경을 조성하면 글로벌을 따로 부르짖을 필요가 없어진다는 주장이다.

15일 벤처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글로벌 창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우리 정부는 세계 각국 인재들을 유치해 한국에서부터 글로벌 문화를 만들려는 노력은 미약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요 국가들이 비자 요건을 완화, 인재 영입에 나선 것과 대조된다.

실제 미국은 최근 `스타트업3.0 비자 법안`을 상하원에 발의했다. 단순히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비자를 주는 것이 아니라 미국 내 기업에 대주주로 있는 사람, 투자를 유치한 사람도 스타트업 비자를 신청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을 확대했다. 이미 실리콘밸리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재가 존재하지만, 더 많은 인력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칠레도 아예 세계 창업자를 대상으로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에 선정되면 1년 간 비자를 제공하고 4만달러를 투자한다. 세계 곳곳의 인재를 칠레로 불러 모아 교류시켜 자국 벤처업계를 활성화하려는 목적이다. 올해 50개국 594개 스타트업이 지원을 받았고 내년에는 1000개 스타트업 지원이 목표다.

리처드 민 서울스페이스 대표는 “단순히 해외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이들이 칠레에 남아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현지 경제 부흥에 도움이 된다”며 “칠레는 거대한 글로벌 창업 네트워크 집약지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외국인 기술창업 촉진방안`을 발표하면서 재외동포를 포함한 외국인 창업을 독려하고 나섰다. 외국인이 창업을 할 경우 정부 창업사업화 지원도 받을 수 있는 정책이다. 하지만 해외 우수 인력을 국내에 유치한다는 거시적인 관점보다는 국내에 체류 중인 유학생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류중희 인텔코리아 상무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일종의 제3세계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엔지니어들은 비자 요건만 완화된다면 그들의 기술력에 비해 비교적 낮은 가격에 고용할 수 있다”며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니라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ICT 기반기술은 세계 공통 언어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덕환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 대표도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머물던 창업 분위기를 창업초기부터 본 글로벌(born global)을 지향하도록 바꿔야 한다”며 “해외 인재 유입도 글로벌 분위기 조성에 한 몫 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 주요 나라 스타트업 지원 현황

"세계 각국 인재 한국으로 유입해야 `본 글로벌` 가능하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