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기술 스타트업 전성시대-출연연, 중기 기술지원 도우미로

스타트업 전성시대의 두 얼굴

최근 창업이 급증하고 있지만, 중소·벤처기업의 기술 가뭄은 더 심해지고 있다.

창업은 기술보다 단기성과가 가능한 아이디어에만 편중돼 있고, 우수인력은 안정된 직장을 찾아 대기업이나 공기업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이슈분석]기술 스타트업 전성시대-출연연, 중기 기술지원 도우미로

[이슈분석]기술 스타트업 전성시대-출연연, 중기 기술지원 도우미로

올라웍스를 창업해 인텔에 성공적으로 인수합병(M&A)시킨 유중희 인텔코리아 상무는 “최근 정책적 지원과 사회 분위기가 무르익으며 창업은 늘고 있지만, `탑 티어(Top tier)`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외형적인 성장은 늘었지만,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기업의 출현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여의시스템 대표)은 “기업이 일정정도 성장하면 창업자들은 핵심 엔지니어에서 경영자로 변신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회사 기술개발의 축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며 “창업자보다 더 우수한 엔지니어가 적절한 시점에 합류해야 하지만, 중소기업에게는 쉽지 않은 문제”라며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

정부는 지난 8월 26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중소기업지원 통합센터`를 개소했다.

25개 정부출연연구소의 기술·자원을 연계·통합해 중소기업들의 애로기술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정부 출연연이 개별적으로 기업을 지원하기는 했지만, 전체 정부 출연연을 한데 묶은 것은 처음이다.

특허 1만3588개, 장비 1881개, 인력 4814명, 실험실 200개의 데이터베이스도 구축 완료했다. 중소기업지원 대표번호인 `1379`로 전화하면 3일 내 중소기업의 기술 어려움을 지원한다.

더 놀라운 점이 단순히 출연연이 기존 기술과 인력, 장비, 시설 등을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연구소와 중소기업 간 연구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에도 문호를 개방했다는 점이다.

출연연의 연구원이 중소기업과 협력, 기술을 개발하고 해당 기업으로 이직하려 한다면 정부가 이를 제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획기적인 발상이라고 환영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안산 분원에서 문을 연 중소기업지원 통합센터는 전화 한 통화로 애로사항 접수부터 해결, 사후점검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연말까지 전국 12개 지역상담센터를 설치하고, 지역별 중소기업지원협의체도 운영할 예정이다.

통합센터와 지역상담센터는 애로기술해결, DB공개, 인력교류, 정보제공, 기술이전 등의 다양한 지원을 하게 된다.

먼저 출연연이 기술을 보유한 경우 해당 연구자를 통해 기술이전이 가능하도록 연계하고, 추가 R&D가 필요하면 전문연구인력을 통해 3개월, 1년 이내, 1년 이상으로 구분해 해결에 나선다.

출연연이 보유한 특허, 장비, 실험실 등을 공개해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중소기업이 가장 큰 애로를 겪는 인력문제 해결을 위해 출연연과 중소기업 간 인력교류 수요를 통합센터에서 접수하고, 교류 가능한 연구자도 파악해 지원한다. 이를 통해 내년에만 기술부설연구소를 보유한 2만5700개 중소기업의 30%인 약 7700개 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센터는 또 중소기업의 R&D 기획, 기술 로드맵, 시장정보 등 중소기업 사업화에 필요한 각종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기술이전은 중소기업이 통합센터 DB내에 출연연 보유 기술과 기술 보유 연구자, 연구자소속에 관한 정보를 검색해 희망하는 기술을 신청하면 이를 중기청, 산업기술진흥협회, 중기중앙회 등 관련 기관과 연계해 이전에 나서게 된다.

정부는 출연연의 기술이전 성과를 높이기 위해 각 출연연 예산, 조직, 평가제도와 연계해 해당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성 회장은 “최근 정부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 정부출연연구소와 중소기업을 연계한 개방형 협력 생태계 구축에 나선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대기업과 달리 기술 장벽에 막혀 성장통을 겪는 중소기업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중소기업지원통합센터 접수 및 처리 방법 >

중소기업 애로 해결 분류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