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동양파워·매직·골프장 등 매각…부채 해결은 쉽지 않을 듯

법정 관리가 개시된 동양그룹 5개 계열사의 자산매각 등 회생 절차가 시작된다. 그러나 계열사 채무가 2조3000억 원에 달해 회생 계획안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5개 동양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한 서울중앙지법은 `패스트 트랙` 방식을 적용해 회생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기로 했다. 패스트 트랙은 기업 회생 절차를 조기에 종결하도록 2011년 4월 도입된 제도다. 구조조정과 자산매각을 원활하게 진행해 채무상환 여력이나 자생력을 회복했다고 판단해 법정 관리를 조기 졸업시킨다.

법정관리가 개시된 5개 계열사는 연말까지 자산매각 등 회생 방안을 마련한다. 동양그룹 자산 중 시장에서 관심이 높은 분야는 동양파워다. 동양파워는 동양시멘트가 55.02%를, 동양레저가 24.99%를, 동양이 19.99%를 보유하고 있다. 동양그룹은 동양파워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한화 등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동양파워가 사업자로 선정된 삼척화력발전소는 중부발전의 지분이 포함돼 있어 일부 보유 지분에 대한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의 영엽실적을 달성한 동양매직도 시장에서는 관심사다. 교원그룹, KTB컨소시엄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렬됐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매직은 그룹 위기 속에서도 매월 흑자를 달성, 다른 사업에 비해 자산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 주력계열사인 동양증권 매각 가능성도 크다. 14.8%와 19.01%의 지분을 보유한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현재 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에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다. 동양네트웍스가 보유한 골프장과 연수원도 매각 대상이다. IT서비스사업도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동양파워와 동양매직을 제외하고는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금액이 낮아 부채 전체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동양사태 이전에 1조원으로 평가되던 동양파워는 현재 반 토막으로 떨어졌다. 지난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가 재개된 동양네트웍스와 동양시멘트도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동양증권도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30%이상 빠졌다.

동양사태가 정관계로도 확대되고 있다. 동양사태 부실 감독 문제로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위증이 핵심 정치 이슈로 제기됐다. 최 원장은 당초 동양사태 관련 청와대에서 조원동 경제수석을 만났지만, 동양사태에 대해 얘기한 바 없다고 국감에서 밝혔다. 그러나 당시 모임에서 동양문제를 논의했다는 산업은행의 서면 답변서가 공개됐다. 동양그룹 피해자들은 지난 19일 여의도에서 집회를 열고 관련 특별법 제정 촉구와 금감원장을 고발을 제시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