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7년 후 코닝 최대 주주로,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코닝이 지분 전량 인수

삼성디스플레이가 160년 역사의 세계 최대 무기화학 소재기업 `코닝`의 최대주주가 된다. 얼마 전 삼성이 독일 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업체인 노발레드를 인수한 데 이어 소재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두 번째 글로벌 빅딜이다. 이건희 회장이 그룹 차세대 먹거리로 꼽은 소재사업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3일 삼성디스플레이(대표 김기남)는 코닝 지분 7.4%(전환우선주)를 취득하고, 코닝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42.6%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코닝은 개인이 소유한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8%도 인수해 100%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내년 1분기까지 본계약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인수한 코닝의 7.4% 주식은 신규 발행한 전환우선주로 7년 후에는 보통주로 바뀔 수 있다. 현재 코닝의 최대주주는 약 6900만주(6.07%)를 보유한 뱅가드그룹이다. 이 지분율대로라면 7년 후 삼성디스플레이가 최대주주가 된다.

지난 1851년 설립된 코닝은 특수유리와 세라믹소재 기술에서 세계적인 기업이다. 이번 지분 인수로 삼성은 유기화학 소재뿐만 아니라 무기화학 소재사업으로도 기반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총투자액은 23억달러다. 19억달러는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으로, 4억달러는 현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삼성디스플레이는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코닝과 삼성은 코닝의 지분과 지배권에 관련된 삼성의 활동을 제한하는 정지협약을 체결했다. 상당 기간 삼성의 지분은 코닝 보통주 기준 9% 이하(전환 후 기준)로 제한된다는 단서도 달았다. 비록 경영권은 없지만 삼성과 코닝의 협력 수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닝은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인수로 현금 보유액을 늘리고 매출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지난 1995년 삼성과 코닝이 합작 설립한 유리회사로, LCD 기판유리가 주력이다. 코닝이 49.4%, 삼성디스플레이가 42.6%,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7.32% 등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코닝은 홍 회장 지분을 비롯한 개인 지분도 모두 인수한다. OLED 기판 유리 전문 합작사인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 지분은 그대로 유지한다. 이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코닝이 지분을 50 대 50으로 나눠 갖고 있다.

웬델 P 웍스 코닝 회장은 “향후 4년간 누적 잉여현금흐름 증액이 20억달러에 달하고 연간 늘어나는 매출도 약 20억달러(약 2조113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이 계약은 코닝과 삼성 모두에 재정적, 전략적 효과가 있다”고 내다봤다.

김기남 사장은 “삼성은 코닝의 선도적 유리 기술과 결합해 소비자가전을 비롯한 여러 산업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