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져본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샌프란시스코, 김태우 기자] 애플이 새로운 아이패드를 내놨다. 9.7인치의 아이패드 에어와 7.9인치의 아이패드 미니가 그 주인공이다. 샌프란시스코 예바 부에나 아트 센터에서 발표가 끝난 후 제품을 직접 만져 봤다.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사용해볼 수 있는 시간이 무척 짧았다.

먼저 손에 쥔 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다. 손에 쥐자마자 느꼈던 점은 약간 두꺼워졌다는 점이다. 숫자에 약하다 보니 제품 두께를 외우고 있지 못했는데, 옆에 매니저에게 물어보니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0.3mm 더 두꺼워졌다. 미세한 차이지만, 기존 아이패드 미니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손이 먼저 느낌 셈이다.

화질은 레티나 디스플레이 채용으로 흠잡을 때가 없다. 기존 모델이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구매를 미루는 이가 많았는데, 마음을 돌리기엔 충분하다. 아이패드 미니에도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용함으로 모바일 전 제품에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직접 만져본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pplicaion Processor)는 A7을 품었다. 종전 A5에서 두단계 점프했다. A5에서 iOS7은 미묘하게 힘들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A7 덕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음에도 쌩쌩 날아다닌다.

아이패드 에어는 이번에 환골탈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껏 비슷한 형태를 유지해 왔는데, 5번째 모델이 되어서야 완전히 새로운 옷을 입었다. 최근 2~3년간 애플의 제품을 보면, 협소한 공간에 부품을 꾹꾹 눌러 담아내는 묘한 기술을 터득한 것 같았는데, 아이패드 에어를 보고 있자니 또다시 그런 생각이 든다.

직접 만져본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두께, 좌우 화면 주변부는 43% 얇아졌으며, 무게는 28% 가벼워진 453g이다. 손에 들어보면 가볍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기존 아이패드가 652g으로 크게 무겁지는 않지만, 장시간 들고 쓰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한결 가벼워진 아이패드 에어는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좌우 베젤이 얇아져 쥐고 있을 때 손가락이 화면을 터치해 오작동을 일으키진 않을까 생각했지만, 막상 쥐어보니 그럴 염려는 없어 보인다. 게다가 iOS는 이런 오작동을 막아주는 기능도 적용되어 있다.

성능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A7이 쓰였기 때문이다. 보통 아이패드는 그래픽 코어를 2배로 올린 칩이 쓰였다. 화면이 크고,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용하다 보다 그래픽 성능이 중요한 요소였다. 4세대 아이패드는 A6X 프로세서가 채용됐다. 하지만 이번 아이패드 미니는 그냥 A7이다. 굳이 그래픽 성능을 올리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판단한 듯싶다.

직접 만져본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작년 아이패드 미니가 처음 나왔을 때는 보급형 제품으로 포지셔닝이 되었는데, 이번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면서 가격은 소폭 오름과 동시에 주력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런데 아이패드 에어와 하드웨어 제원이 화면 크기 빼면 다른 점이 없다 보니 사용자의 선택은 아이패드 미니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아이패드 에어가 9.7인치의 큰 화면을 지니고 있으며, 무게까지 대폭 가벼워졌기 때문에 분명 이전 세대 제품과 비교해 메리트가 크다. 하지만 휴대성 측면에서는 아이패드 미니를 따라갈 수는 없다. 여기에 아이패드 에어와 동일한 하드웨어 제원을 지녔음에도 100달러 더 저렴한 가격으로 말미암아 눈이 돌아가기 충분하다.

올해 들어 태블릿 시장에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 지고 있다. 그동안 아이패드가 독점해오다시피 했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바통을 넘겨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 모델은 다시금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애플의 의지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