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7년 인체 내부를 탐험하는 잠수정으로 관심을 끌었던 영화 `이너스페이스`처럼 체내 곳곳을 통증없이 이동하며 질병을 진단하고 세포조직을 채취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이 상용화 수준으로 처음 개발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남대로봇연구소(소장 박종오)는 능동형 캡슐내시경 로봇을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 민간기업에 이전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상용화에 성공해 기술이전까지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들은 캡슐 내시경 시장이 수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은 대부분 미국과 이스라엘이 독점하고 있다.
현재 이 기술은 중견기업인 A기업에 기술이전돼 올해 하반기부터 상용화가 본격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에 개발한 능동형캡슐내시경로봇은 전자기 구동 능동캡슐을 통해 위, 식도, 소장, 대장 등을 통증없이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진단과 조직을 채취할 수 있다.
마그네틱 연동 기술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내시경 방식의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이미 혈관치료로봇을 통해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식품의약국(FDA) 승인까지 받아 신뢰도와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로봇은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 R&D 과정에서 개발에 성공한 케이스다. 마치 미국 화이자의 비아그라 개발 사례와 유사하다. 비아그라가 심장질환 치료용으로 개발됐지만 발기부전 치료제로 성능을 입증 받았듯 능동캡슐내시경 로봇도 혈관치료로봇의 응용으로 보면 된다.
전남대로봇연구소는 지난 2010년 세계 최초로 살아있는 돼지 혈관 내 이동실험에 성공하면서 세계 의료계를 놀라게 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혈관치료용 로봇을 신체 곳곳에 침투시켜 노폐물과 종양을 없애는 기술이다.
연구소는 현재 최첨단 ICT와 의료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오는 2015년까지 암 추적과 치료를 위해 박테리아와 마이크로구조체를 결합한 박테리오봇을 개발한다. 국제 원천특허는 확보해 놨다.
이외에 현대중공업과 전남대, 경북대병원과 함께 골절정복 수술로봇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골절정복용 포지셔닝 로봇을 통해 환부를 고정하고 3D영상, 광학측정장치로 인대 재건 등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중입자 치료용 카우치로봇과 단일경로 영상유도 뇌수술로봇 등도 미래 의료로봇시장의 창조아이템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종오 소장은 “능동형캡슐내시경 로봇은 향후 내시경검사 방식을 바꿀 획기적인 미래 아이템”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의료로봇 분야의 개발을 두고 반신반의 하지만 국내 연구수준이 세계 정상급인 만큼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대로봇연구소는 24일부터 27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로봇박람회 `2013 로보월드`에 참여해 국내외 로봇 및 의료계를 대상으로 능동형캡슐내시경로봇 홍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