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과 다임러가 지난 달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전후로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를 출시한다고 앞다퉈 발표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도요타는 자율주행차 출시 계획을 아직 내놓고 있지 않다. 하지만 도요타가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차를 겨냥한 첨단 안전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도요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자율 주행 기술을 연구해 왔다. 그 결과를 토대로 미국에서는 수년간 도로 주행 시험을 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2년 가까이 차세대 지능형 운전자 지원 시스템 도로 주행 시험도 하고 있다. 그 결실 중 하나는 지난 1월 국제가전전시회에서 전격 공개된 첨단 능동 안전 연구용 차량이다. 렉서스 LS 기반의 이 차량은 자동 주행을 위한 교통 신호 탐지용 전방 카메라 및 차량과 보행자, 장애물 탐지용 전방 센서들을 갖추고 있다. 이 센서들은 교차로 교통 상황과 차선 감소 도로를 평가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이 차량의 도로 주행 시험에서 얻은 노하우와 신기술들을 이용해 새로운 안전 주행 기술의 조기 상용화 노력을 더욱 가속하는 추세다. 그 대표적인 예는 이달 중순 도쿄에서 열린 세계 ITS 총회에서 공개된 두가지 새로운 기술이다. 그 중 하나는 차세대 충돌 방지 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고속도로 자동 주행 시스템이다.
차세대 충돌 방지 시스템은 사고 위험 시 경고와 자동 제동 기능을 하는 기존 시스템에 자동 조향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주행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보행자가 갑자기 도로에 진입하는 경우, 보행자 반대 방향으로 조향 지원 기능을 작동해 더욱 효과적으로 보행자 충돌을 회피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도요타는 자동 제동과 자동 조향 기능을 모두 갖춘 더욱 완성도 높은 사고 방지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고속도로 자동 주행 지원 시스템은 `협력적 적응형 주행 제어`기술과 `차선 추적 제어`기술을 연계한 시스템이다. 전자는 700㎒ 대역의 차량간 무선통신으로 선행 차량의 가감속 데이터를 받아 속도를 자동 조정함으로써 차간 거리를 더욱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후자는 고성능 카메라, 밀리파 레이더, 제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조향각과 주행 토크 및 제동력을 자동 조정함으로써 차선 내 안전하고 부드러운 주행을 유지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도요타는 본격적인 고속도로 자율주행차 보급 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 samleesr@gobmr.com